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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용 Jul 16. 2019

뉴스레터 운영, 3개월의 기록

뉴스레터 <xyzorba>를 시작하면서 느낀 10가지


뉴스레터를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xyzorba'라는 뉴스레터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13개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에 구독자들도 생겼습니다. 처음 기대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요즘은 메일을 보낼 때마다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초심을 잃고 싶지 않아서 시간이 될 때마다 뉴스레터 운영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고 합니다.


플랫폼으로서의 뉴스레터 운영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국내에도 눈에 띄는 뉴스레터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해외만큼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제작자들의 생생한 운영 경험과 인사이트를 듣기도 어렵습니다. 예상하기로는, 여전히 개선하고 시도하는 과정이어서 선뜻 공유하기를 망설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쯤에서 제가 3개월간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소 두서없이 정리했습니다. 혹시나 뉴스레터를 운영해보고 싶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1. 뉴스레터를 제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수많은 이메일 솔루션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죠. 해외 플랫폼으로는 메일침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티비'라는 국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디터가 간편하고 해외 플랫폼에 비해서 '한글' 폰트의 표현이 예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료로도 충분히 이용할만합니다.


2. 가장 힘든 것은 구독자를 모으는 일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내 뉴스레터를 좋아할 만한 구독자'를 찾고 구독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저는 '생각노트'처럼 좋은 블로그가 있거나 '뉴닉'처럼 귀여운 캐릭터가 있지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제 자신도 어떤 분야의 전문가이거나 인플루언서거나 '이슬아'님처럼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브런치에도 뉴스레터 홍보글을 올려봤지만, 초반에 제가 확보한 구독자는 17명이었습니다.


3. 제 뉴스레터 구독자들은 대부분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서 구독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에 3만 원 정도를 광고 비용으로 썼습니다. 페이스북의 모든 영역에서 타겟 설정 없이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인스타그램'에서 클릭이 일어났습니다.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단순했습니다. 감성적인 이미지, 뉴스레터의 컨셉을 설명하는 문구, 그리고 구독하기 버튼이 전부입니다. 타겟은 기존 구독자와 유사한 타겟으로 잡았습니다. 링크 클릭당 200원 대에서 형성되었으니, 광고비용 5000원이면 25명 정도가 클릭하고, 그중 절반 정도가 구독하기 과정을 마칩니다. 무난한 광고 효율이지만, 저는 돈을 거의 쓰고 싶지 않아서 광고에 돈은 거의 들이고 있지 않은 편입니다. 당분간은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 같습니다.


4. 결국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구독자를 모으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트래킹은 불가능하지만, 지인에게 추천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아무리 좋은 뉴스레터라도 지인에게 추천할만한 확률이 얼마나 있을까요. 종종 '추천하는 뉴스레터 5가지' 같은 콘텐츠에 소개되고, 바이럴이 되면 잠깐 구독자가 늘어납니다. 하지만 단발적입니다. 해외에서는 리워드를 통해서 레퍼럴(Refferal)을 유도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뉴스레터 자체는 공유가 힘든 폐쇄적 채널입니다.


5. 사실 중요한 건 '구독자 수'가 아니라 '내 뉴스레터를 읽어주는 구독자 수'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뉴스레터를 기다리고 기꺼이 자신의 의견을 말해주는 구독자 수'입니다. 다시 말하면, 갑자기 내 뉴스레터가 사라졌을 때 아쉬워할만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과 함께하고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참고로 xyzorba의 오픈율은 평균 60-70% 정도 입니다.


6. 뉴스레터는 기본적으로 '1대 1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편지를 주고받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메일 작성자와 구독자 사이에는 친구 같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뉴스레터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 '고맙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고맙다는 말은 '고객'에게서 듣기 참 어려운 말이고, '친구'에게서는 듣기 쉬운 말입니다. 그렇다고 '팬'의 관계라기보다는, 성향이 같은 사람과의 커뮤니티에서 나누는 '대화'의 느낌니다. 그러니 '친구'가 가장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7. 뉴스레터는 브랜딩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브런치는 독자가 글을 읽을 때 작성자를 거의 기억하지 못합다. 하지만 뉴스레터를 읽을 때는 작성자(또는 뉴스레터 명)를 기억합니다. 그만큼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 뉴스레터가 어떤 컨셉과 비주얼과 톤앤매너를 갖추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도 구독자가 늘고 여유가 생긴다면, 로고라든지 디자인 컨셉을 제대로 잡아보고 싶습니다.


8. 제 생각에 뉴스레터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뉴스레터로 돈을 벌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외에 새로운 방법이 있다면 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강연, 워크샵, 오프라인 행사

출판물(책, 잡지) 또는 굿즈 판매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유입(유튜브, 팟캐스트, 웹사이트, 앱 등)

광고 모델(디스플레이 광고, 리뷰, 제휴 등)

유료 구독 모델(혹은 프리미엄)

후원금 모델


9. 구독자들은 뉴스레터 안에서 너무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너무 많은 클릭을 하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적정량의 콘텐츠 양과 적정량의 링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또한 생각보다 Mobile 오픈율이 높습니다. 뉴스레터도 하나의 모바일 콘텐츠로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10. 제가 만들고 싶은 뉴스레터는 '답장이 오는' 뉴스레터입니다. 저는 구독자의 반응을 통해서, 제 뉴스레터와 글쓰기를 다듬고 있습니다. 나의 조그마한 매력을 찾아주고, 애정 어린 쓴소리를 적극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뉴스레터라는 계기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가설을 검증하며 개선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응원을 하고, 일주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바라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xyzorba>

브런치 애독자를 위한 뉴스레터.

매주 월요일, 제가 읽고 쓰고 들은 것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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