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무치게 그리운 그 맛
음식을 떠올리면서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슬픈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음식을 같이 먹었던 사람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음식을 해준 사람도 떠오른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이 없다면? 세상에 없다면? 그것 또한 굉장히 슬픈 일이다. 특히 미각이라는 것, 후각이라는 것, 맛에 관련된 감각들은 예민하고 노출돼 있다. 맡기 싫어도 맡아지는 냄새, 맛보기 싫어도 입에 대기만 하면 느껴지는 맛들. 강제로 그 추억으로 그 기억으로 끌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감자 샐러드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심각하다니? 감자 샐러드는 우리 엄마가 가끔 주말에 해주던 요리다. 우리 엄마는 생각보다 뭘 만드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평일에 그렇게 일을 하고도 주말에 열심히 뭘 만들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대단하다.
엄마가 주말에 감자 샐러드를 만들면 어렸을 때 나는 보기만 했다. 만들어지면 먹기만 했다. 그러던 시절이 지나고 나는 감자가 삶아지면 껍질을 벗기고, 달걀의 껍데기를 벗기는 일을 맡아서 했다. 볼에 넣고 마요네즈를 뿌려 휘젓는 건 엄마가 할지 몰라도 다른 일들을 차츰 도와줄 수 있었다. 그렇게 감자 샐러드가 만들어지면 모닝 빵 배를 갈라 가운데에 샐러드를 쑤셔 넣는다. 이렇게나 많이 싶을 정도로 넣으면 딱 적당하다. 다섯 개 정도 만들어지면 이제 하나씩 먹기 시작한다. 입에 다 넣고 왕! 하면서 먹으면 풍족한 기분이 몸 전체에 전해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탄수화물 덩어리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도 안 하고 살았다. 그래서 너무나 맛있었고, 지금도 그걸 해 먹으면 엄마 생각이 난다.
그래. 엄마가 없어도 세상은 흘러간다. 나는 동생과 둘이 감자 샐러드를 해 먹는다. 둘이 먹으면서 맛있다고 많이 먹는다. 세상은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개개인의 슬픔은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그냥 그렇게 멋대로 흘러간다. 내가 멈출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사는 수밖에 없다. 라이프 고우즈 온이다 이 세상아. 감자 샐러드 먹으면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