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미수

같은 사람

by 조세핀


음식 에세이를 쓸 때면 항상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생각난다.


내가 가장 맛있게 먹었던 티라미수는 뭘까? 생각해보니 종로 한 귀퉁이에서 먹었던 티라미수가 생각난다.


이름부터 <마피아 티라미수>인 그 티라미수 집은 상가 건물 1층에 있고, 그 앞에 아주 조그만 탁자가 하나 놓여있다.


이미 그 가게에서 티라미수를 먹어 본 동생의 추천으로 티라미수를 하나 샀다. 손바닥만 한 상자를 건네받았는데, 뭔가가 묵직하게 들어있었다. 나는 얼른 먹고 싶어서 그 앞 탁자에서 뚜껑을 열고 먹기 시작했다.


내가 아인슈페너에서도 얘기했을 텐데, 크림이 정말 중요하다. 크림이 적당히 달아야 하고, 적당히 꾸덕해야 하고, 적당히 풍미가 있어야 한다. 마피아 티라미수는 딱 그랬다. 우선 크림층이 꽤 두꺼웠으며 그렇게 달지 않아서, 에스프레소의 쓴 맛과 잘 어울렸다.


한입 가득 물면 이게 바로 행복인가 싶었다. 행복이 입속으로 밀려들어 온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꽤 많은 양을 해치우고 집에 꽤나 가벼워진 상자를 들고 왔다. 다른 곳에서도 티라미수를 많이 먹어봤지만, 뭐랄까 빵이 부족하거나 크림이 모자라거나 커피의 깊은 느낌이 없었다. 종로 길거리에서 먹던 티라미수의 느낌을 받지 못했다.


티라미수, 특별히 그에 얽힌 이야기는 없다 사실... 그냥 맛있는 음식이라서 리스트에 넣었지만 그래도 다른 케이크들보다는 티라미수를 좋아한다. 만들어 본 적도 있다. 그러나 만들어보고는 역시 사 먹는 것이 가장 낫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부드럽기가 이를 데 없는 티라미수는 뭐랄까 어른의 사랑을 생각하게 한다. 왠지 이탈리아 미중년이 티라미수~ 하는 것이 눈앞에 갑자기 그려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거의 죽을 수도 있는 그 미중년은 아내의 생일이면 티라미수를 만들어 주고, 일을 소중히 여기고, 땀 흘리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왠지 그런 사람일 것 같다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티라미수 같은 사람이 되어줄 수 있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왜 이렇게 맛있는 꼬막비빔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