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차라리..

by 양면테이프

빛이 사라지는 공허한 시간.
차라리... 그냥 차라리
조금 더 공허하게,
조금 더 외롭게,
조금 더 쓸쓸하게.

애초에 희망을 주지 않았다면,
애초에 다가오지 않았다면,
늘 혼자라고 믿게 두었다면,
이런 마음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 투정을 부려보지만, 결국 나는 다시금 해가 떠오를 때를 기다린다.
어쩌면 누군가를 기다리고, 누군가 다가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그림은 바로 전작인 바다와 고양이를 그린 뒤, 해가 사라진 후 느껴진 공허한 마음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희망이 없었다면 아무도 바라지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그런 모순적인 마음을 표현한 작업입니다.
빛이 사라지고 어둠만 남은 순간에도 희미하게 남아 있는 희망의 흔적들
그것을 붙잡고 싶으면서도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결국, 다시 떠오를 빛을 기다리는 나 자신을 그렸습니다.



바다와-고양이2(저용량.jpg 고양이와 바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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