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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설마.. 코로나니?

감기로 시작해서 다음 메인으로 끝난 기묘한 하루

by 기사

어제(2월 16일 수요일)는 유난히 피곤한 하루였다. 딱히 뭘 한 것도 없는데 저녁 즈음 졸음이 쏟아져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에 잠깐 깼을 때 코랑 입은 꽤나 말라 있었고 식은땀이 나면서 미열이 좀 있는 상태였다. 시계를 보니 추가로 잘 수 있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가 남은 상황이었다. 몸이 안 좋아서 바로 잘 수는 없었고 약 10분 정도? 헤매다가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서 출근하려고 샤워를 할 때는 난리가 났었다. 미열과 식은땀은 기본에 코가 나오고 목이 아팠다. 샤워를 하면서 '출근 망했네..'의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렇게 가까스로 샤워를 끝내고 내 상태를 스스로 본 결과 몸살 기운은 거의 확실한 것 같은데 코로나..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했었다. 내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몸이 아프더라도 일단 출근을 해야 되는 회사였기에 팀장님께 먼저 내 현재의 몸 상태를 말씀드리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 회사로 출근했다.


가서도 몸 상태가 계속 별로여서 반차를 쓰기로 했다. 다만 내가 일을 조금 하고 갈수록 팀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기에 머리가 아픈 와중에도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거의 다 끝마쳤다. 원래는 총 5시간 근무하고 반차를 나가는 것이 맞지만(4시간 + 점심 1시간) 병가라서 그런지 점심시간 도중에 반차를 나갈 수 있게 해 주셨다. 집에서 푹 쉬고 싶음이 정말 간절하건만 열이 나니까 반드시 보건소와 병원을 가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그렇게 난 힘든 몸을 이끌고 보건소와 병원이라는 긴 여정을 나서게 되었다.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했기에(그래야 빨리 집에 가니까) 점심은 못 먹은 상태였고 몸 컨디션 또한 상당히 안 좋은 상태에서 회사 근처 보건소를 먼저 가게 되었다. 이 몸 상태로 보건소를 가는 것은 오히려 없던 코로나도 걸릴 것 같았지만.. 회사에서 꼭 가라고 하니 눈물을 머금고 검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자기 자신이 직접 검사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방법의 장점은 내 코에 그 큰 면봉을 무지막지하게 쑤시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가뿐하게 검사를 마치고 당당하게 음성을 확인한 뒤 다음 관문지인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열을 쟀더니 37.7도가 나왔다. 고작 1시간 전에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혼자 검사한 것은 믿을 수 없다며 그 무지막지한 면봉을 다시 내 코에 쑤셔 넣으셨다. 결과는 이번에도 음성. 의사 선생님에 대한 원망이 조금 생겨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스스로를 토닥이고 병원을 나왔다.

저런 종류의 키트를 주면 자신이 알아서 검사하는 방식이다.


약 먹고, 전기장판 틀고 한 숨 푹 자고 난 뒤 오늘 미처 못한 공부를 하기 위해 브런치를 켰는데.. ...??? 조회수가 상당히 이상한 숫자로 나와 있었다. 어디 보자.. 1, 10, 100, 1000, 10000?? 2만이 넘는 숫자가 조회수에 찍혀 있는 것이 아닌가?? 오늘 아침 출근하기 전 미리 써 놓았던 당근 마켓에 관한 글이 다음 메인에 뜬 것 같았다. '사람 사는 냄새' 나는 글이 메인에 잘 오른 다는 얘기를 듣긴 했었는데 내 글이 메인에 올라갈지는 정말 몰랐었다. 메인에 올라가기 위해 코로나도 아니고 열 좀 난 거면 엄청나게 이득이라는 생각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었다. 1,250원 손해라고 생각했던 사건이 메인으로 가다니.. 100배 이상의 이득을 본 것 같다. 첫 거래에 사기를 당할 뻔 한 당근 마켓이지만 이젠 당근 마켓에 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당근 마켓? 난 온종일 할 수 도 있어.


+ 제 글이 메인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ㅡㅡ)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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