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말고 공간
딴 짓은 할 수 없도록 만들거나 그냥 침식되거나.
요즘처럼 스마트한 세상에 어떤 장소를 가든 딴짓을 하려고 하면 쉽게 할 수 있다. 매일 카페를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주로 집에서 자기 계발들을 했는데 사방에서 정말 많은 유혹들이 항상 내게 다가왔었다. 컴퓨터 게임, 핸드폰 게임, 침대, 인터넷 방송, 간식, 카톡 등등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나의 적이 되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난 집중력이 낮아진 것 같으면 그냥 딴짓을 했다. 심지어 1분 남겨놓고 30분 딴짓하고 와서 나머지 1분을 채워 넣은 적도 있다. 어떻게든 그날의 자기 계발들만 다 끝내면 되기에 딴짓에는 상당히 너그러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도 깜빡하거나 빠진 적은 없다). 만약 짧은 시간 집중을 하고 빨리 끝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금지 어플이나 눈 밖으로 치워버리시면 될 것 같다. 찾아보니 특정 앱 금지 어플 같은 것이 있던데 이걸로 딴짓하는 창구만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눈 밖으로 치워버릴 수 있는 것들은 다 치워버리는 것이 가장 좋다. 예전에 *시각적 넛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눈에 보임으로써 습관을 하게 만든다면 거꾸로 눈에 안 보이게 함으로써 습관을 피하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정신과에서 중독을 치료할 때도 해당 사물이 눈에 최대한 안 보이도록 하는 것이 치료 방법 중 하나라고 하니 의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셈이다.
자리를 만들어 볼까 하다가 포기하다.
집에 딱히 남는 방은 없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침실과 책상이 같이 있을 것이다. 그때 불현듯 책상 자리와 침대 자리에 커튼을 하나 달면 다른 공간처럼 보이지 않을까? 같은 방에 있어도 공부와 휴식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같이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과는 하려다가 포기했다. 커튼을 다려면 위에 달기 위한 작업을 해야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전 모기장이 있었을 때 침대와 방의 나머지 공간은 분명 분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금 귀찮았을 뿐 분리라는 개념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을 성공하기 위해 안 좋은 습관과는 마찰력을 늘리고 좋은 습관과는 마찰력을 줄이라는 자기 계발 책이 있긴 하다. 다만 침대를 모기장으로 감싸는 정도의 마찰력으로는 내 부정적인 습관을 충분히 줄이지 못했을 뿐이다.
다른 장소로 아예 나감으로써 자신의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끝내 집 안에서 자신의 집중력만을 위한 장소를 만들지는 못 하였다. 더 많은 돈을 벌어 큰 집으로 이사 가기 전까지는 당분간 커피 향을 맡으며 자기 계발을 이어나가야 될 것 같다.
*커피로 자기 계발 습관 만들기, 시각적 넛지 :
시각, 미각, 후각으로 자기 계발 하기 - https://brunch.co.kr/@zqrd296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