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하고 튼튼한 불경력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자
요즘 유튜브나 링크드인에서 물경력이란 단어가 자주 보입니다.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니 '경쟁력이 없는 경력'을 물경력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경쟁력이 없는 경력이라니... 참 슬픈 말입니다. '시간과 노력'을 회사에 투자하여 커리어와 경력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는 직장인에게는 특히 말이죠. 좋은 투자로 만들어진 경력은 직장인들에게 말 그대로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이 자산을 가지고 더 원하는 일을 할 수도 있고, 더 많은 부를 얻을 수도 있고,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까요.
같은 연차의 경력인데, 누군가는 물경력이란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정말 무섭기도 합니다. 모두가 주식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우량한 주식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해 돈을 잃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직장인에게 경력이라는 것도 하나의 자산으로 본다면, 하루의 8시간이라는 시간과 에너지를 좋은 경력에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돈을 잃게 만드는 부실한 자산이 물경력이라고 한다면, 나에게 수익을 안겨줄 우량하고 든든한 자산은 '물경력'의 반대의 의미로 불경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제 곧 연말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내년 계획을 세우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내년에는 불경력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물경력과 불경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불경력은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요? 먼저 물경력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경력과 관련된 여러 콘텐츠를 접하면서 제가 정의해 본 물경력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많은 시간을 보내 이력서 상 경력 내용은 길어졌지만 (=남들과 똑같이 시간을 투자했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연차 별로 반드시 가져야 하는 핵심 역량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거나 구체적으로 내세울만한 성과가 없는 경력
일단 위에서 말한 물경력의 정의에 따르면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바로 <연차 별 핵심 역량>과 <내세울 만한 성과>입니다. 반대로 <불경력>이 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먼저 <연차 별 핵심 역량>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할게요.
물경력에 대한 정의는 연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연차가 점점 쌓여 갈수록 다른 사람들이 해당 연차에 가지는 기대치도 따라서 높아지니까요. 같은 마케터라고 하더라도 1~2년 차 주니어에게 기대하는 핵심역량과 9~10년 차 시니어에게 기대하는 핵심역량은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연차 별로 존재하는 핵심역량에 대한 기대치가 잘 충족된다면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불경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물경력을 피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내 연차에 맞는 핵심 역량을 위한 충분한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연차 별로 핵심역량에 대한 기대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산업과 직군에 따라 다른 기준과 조건이 있겠지만 조심스럽게 1~10년 차를 구분하여 제 나름의 <연차 별 핵심역량 등급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강조하여 말씀드리자면 이 등급표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여 매우 주관적으로 정리되었다는 점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연차를 구분하여 등급표를 만들기 전에 핵심역량을 4단계로 구분하여 먼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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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 시킨 일을 완수한다
가장 초급 레벨입니다. 방법과 기술을 습득하여 본인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 단위의 일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툴을 활용하여 광고 소재를 만들고 약속된 타깃과 설정대로 광고가 운영될 수 있도록 실수 없이 세팅하는 일을 말합니다.
레벨 2. 문제와 해결책을 찾아낸다
레벨 1에서 시킨 일을 단순히 하는 것을 넘어 발전을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주어진 기본 단위의 일을 더 잘 수행하거나 주어진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문제나 원인을 찾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광고 소재의 문제를 찾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새로운 광고 소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레벨 3. 목표와 전략을 수립한다
이제 더 큰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단계입니다. 2단계에서 찾은 문제와 해결책을 바탕으로 직접 목표와 큰 단위의 일의 방향성을 스스로 설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광고 성과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품 광고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이해관계들을 설득하여 일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레벨 4. 사람들을 이끈다
일을 추진하기 위해 동료들과 협업하거나, 유관부서 혹은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을 이끄는 일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필요한 일을 추진하기 위해 동료들의 협조를 구해 협업을 이끌어 내거나, 직접 프로젝트를 발의하거나, 직접 TF나 팀을 꾸려 사람들을 이끄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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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핵심역량을 4가지로 구분해 보았는데요. 이제 각 연차별로 핵심역량에 대한 어떤 기대치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 연차 별로 아래 설명된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불경력, 즉 그 연차에서 두루 인정받을 만한 좋은 경험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경력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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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1년 차
시킨 일을 알려준 방법대로 실수 없이 완수한다. 같은 방법으로 일하더라도 남들보다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완수할 수 있다 (= 손이 빠르다)
2~3년 차
시킨 일을 완수하는데 더 나은 방법을 스스로 알아내거나 만들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한 결정적인 실마리나 인사이트를 상사나 사수에게 제공한다 (= 일머리가 있다)
4~5년 차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문제와 해결책을 직접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작은 그룹의 동료들을 모아 직접 협업을 이끌어 그 문제를 해결한다 (= 우리 팀 에이스)
6~7년 차
반복적으로 찾은 문제와 해결책을 기반으로 기존의 전략을 고도화해 본 경험이 있고, 제한된 경우에 한해서는 상사나 사수가 없더라도 규모감 있는 그룹의 동료들과의 협업을 원만히 이끈다 (= 우리 부서 에이스)
8~10년 차
기존의 전략을 고도화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새로운 전략을 직접 도출할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설득할 수 있으며, 상사가 없더라도 유관부서와의 협업에 전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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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별 핵심역량 등급표(?)>를 바탕으로 먼저 본인이 연차에 맞는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이를 위한 충분한 경험을 했고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들도 많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해당 연차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위한 경험과 사례가 충분하다면, 축하드립니다. 일단 <불경력>에 가까운 경험을 가지고 계시네요. 만약 해당 연차에 필요한 사례와 경험이 부족하다면 나의 시간과 노력이 물경력이라는 것에 투자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진지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내 연차에 맞는 핵심역량을 갖추기 위한 경험과 사례들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낯설거나 힘들더라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그런 업무 기회를 더 잡기 위해서 상사나 사수와 이야기를 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물론 제가 정리한 등급표에 해당하는 핵심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여 크게 낙심하시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이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산업과 직군, 포지션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으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연차 별로 사람들이 가지는 핵심역량에 대한 기대치를 이해하고 이를 위한 충분한 경험과 사례를 만들어 물경력을 피하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만든 등급표가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연차 별 핵심역량의 로드맵과 이에 필요한 경험과 사례들을 그려보고, 매년 그러한 일들에 의도적으로 도전하며 불경력에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보면 어떨까요?
연차별로 기대되는 핵심역량을 이미 갖추셨다면, 각 핵심역량 별로 자랑할 만한 성공 케이스나 성과가 좋았던 프로젝트 경험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이겠네요. 우량하고 탄탄한 불경력을 위해서는 경력기술서나 이력서 상에서 나의 핵심역량을 돋보일 수 있게 해 주는 '내세울 만한 성과', '자랑할 만한 성과'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내세울만한 성과라 함은 '수치적으로 명확하게 목표 대비 좋은 성과를 내었다고 보여줄 수 있는 실제 사례'를 말합니다. 두루뭉술하게 열심히 했던 일들이 아니라, 명확한 지표와 정량화된 수치로 본인의 성과를 말할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차 별로 필요한 핵심 역량을 쌓아 나가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계시다면 좋은 성과들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서는 내세울 만한 성과를 조금 더 빨리, 많이 만들기 위해 필요한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태도는 '시킨 일만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이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경력에 내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나에게 시킨 일이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직접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실 연차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시키는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지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시키는 일만 하게 되면 지금 회사나 팀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은 놓친 채로 일하게 됩니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당장 오늘 주어진 운영적인 업무만 바쁘게 하다가 하루가, 일주일이 끝나버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매일 운영적인 업무만 하게 되니 주도적으로 문제를 찾고 풀 수 없겠네요. 더불어 시킨 일만 기계적으로 할 때와 달리 내가 직접 발의하고 제안하여 진행하는 일이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게 됩니다. 잘 안되더라도 비교적 더 끈기 있게 노력하여 결과를 만들려고 할 것이고요.
시키지 않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킨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일에 대한 책임은 다른 사람이 진다는 것인데요. 내가 제안하여 진행하는 일은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으니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서도 가끔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경력을 개발할 때에도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어쩌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그런 일을 하게 될 때면 덜컥 겁도 나고, 그래서 내가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제안한 일을 추진하여 성공하는 경우 이력서에 '성공 경험'이 추가되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고,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회사 돈(많이 잃으면 안 되겠지만)과 나의 시간 조금을 잃어버리는 수준의 리스크만 감수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이죠. 그 과정에서 다음에 더 잘할 '교훈과 배움'이라는 경험을 얻게 되니 사실은 잃는 것이 회사 돈 말고는 없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쉽지 않아 보이는 일에 도전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하는 일을 똑같이 하는 것을 '경쟁력이 있다'라고 말하기는 힘드니까요. 결국 물 경력을 피하고 불경력에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일에도 도전을 해 보아야 합니다. 남들이 힘들어하여 시도해보지 못했거나 풀지 못한 문제를 풀어내는 것만큼이나 값지고 인정받는 불경력은 없을 테니까요. 그러려면 힘들더라도 어려운 일을 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많이 반복하게 되어 편안하고 익숙하게 느끼는 분야의 일이 생기게 됩니다. 경력의 초반에는 이런 일들이 많이 만들어질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도 이제 능숙하게 이런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하지만 경력이 개발될수록 이렇게 만들어진 '편안하고 익숙한 영역'에서 벗어나야 성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익숙한 영역에만 머물러 있으면 시간이 흐르더라도 대부분 똑같거나 비슷한 일만 반복하게 될 테니까요. 한 포지션에서 3년을 일했다고 하더라도, 늘 익숙하고 편안한 일만 반복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없었다면 좋은 경력이라고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익숙한 일만 하게 되면 일하는 속도나 효율은 좋아지겠지만 손이 빨라졌다고 해서 좋은 경력이라고 말하지는 않으니까요. 등급표에서 보신 것처럼 '손이 빠르다'는 것은 2~3년 차 미만에서만 경쟁력이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력 있는 불경력은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서 남들이 쉽게 얻지 못하는 경험이나 교훈을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팀에 어려운 프로젝트나 미션이 주어졌을 때 먼저 손을 들고 내가 한번 해 보겠다는 자세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고, 또 그런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그런 문제에 도전하기 위해 협업을 필수입니다.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명이 힘을 모아야 하니까요. 가끔 혼자서만 잘하면 좋은 성과를 내고 탄탄한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료들을 만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협업의 비중이 적고 혼자 일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포지션도 있겠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우리 대부분은 여럿이 힘을 모아 큰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그리고 연차가 차곡차곡 쌓일수록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 또한 중요한 역량과 경력의 기준이 됩니다. 8년 차 이상이 되면 경력에 있어 해당 분야에서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충분한 협업 경험과 동료들을 리딩 했던 간접적인 리더십 경험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얼마나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지 판단할 테니까요. 물경력을 피하기 위해서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참여를 이끌어내어 협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을 이끄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 막상 해 보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일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동료'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또 서로 도와야 하니까요. 회사에서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는 말처럼 여러 사람과 일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여기에는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은 조율하는 외재적인 관리 업무도 필요합니다. 동시에 이 일을 한번 해보자고 설득하고, 멋진 목표를 세우고, 또 동료들이 그 목표에 몰입하게 만드는 내재적인 동기부여를 만들어 내는 일도 필요합니다. 내 일 하나 잘 마치기에도 힘든데 관리 업무와 동기부여라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하지만 남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풀고 큰 성과를 내어 불경력에 내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기 위해서 협업은 반드시 필요한 수단입니다. 어렵더라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머리를 맛 대어 문제를 풀어내는 경험이 나중에는 큰 자산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시킨 일만 하지 않고, 쉬운 일만 하지 않고, 여럿이 힘을 모아 큰 문제를 푼다... 이렇게 일하면 워라밸이 지켜질 수 있을까요? 요즘 '월급 주는 만큼만 일하고 칼퇴하는 게 좋다'는 말이 많이 들립니다. 나아가 회사에서는 최소한의 일만 하고 퇴근 후 내가 원하는 일에 더 몰입하겠다는 '조용한 퇴사' 열풍에 대한 기사를 본 것도 같습니다. 물론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위하여 워라밸을 지키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경험은 모두 다르니까요. 남들보다 특출 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워라밸을 충분히 지키면서도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불경력'을 만든 사람도 분명 있겠지요? 하지만 특출 나지 않은 저는,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와 같이 특출 난 재능이 없다면 안타깝게도 불경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수능 강사분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경쟁사회에 살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열심히 하는 사람은 어떤 분야에서나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물경력을 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경쟁력 있는 경력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킨 일의 더 큰 맥락을 보고 주도적으로 더 나은 해결책을 찾거나, 남들은 피하고 싶어 하는 조금 어려운 일에 기꺼이 도전하거나,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설득해 큰 문제를 찾고 해결해야 하니까요. 누구도 이렇게 일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데 이렇게 일한다는 것은, 사실 생각보다 힘들고 지치는 일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고생의 과정에 소소한 보람과 즐거움, 그리고 작지 않은 배움과 교훈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끝에 있을 우량하고 든든한 불경력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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