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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택 Nov 29. 2021

친일 친미만이 유일한 해법인가? - ⑩

한일관계 경색과 대선 후보들의 상반된 태도


개인적으로는 결국 대선 한일전도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믿고 있으며, 윤석열은 후쿠시마 오염수 옹호 발언했을 때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야당이 정말로 대선에서 승리할 생각이 있었다면 무엇보다 친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었는데, 여전히 한일해저터널을 이야기하며 윤 후보가 직접 일본의 우경화를 두둔하고 한일관계 경색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당 차원에서 이재명의 가쓰라-태프트 발언 비난, 종전선언 반대, 경찰청장 독도 방문 비난 등 뼛속까지 일본 편이라는 스탠스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서 앞으로 사법부와 언론이 그 어떤 공작으로 응원해줘도 결국 민심은 한일전이기 때문에 차후 한일전의 성격이 부각될수록 친일 야당이 더욱 불리해질 것이다. 




종전선언 관련

2021년 11월 26일 일본 자민당은 한국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항의하기 위한 별도의 전담팀 신설에 합의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측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논평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분쟁의 여지를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일본이 독도 도발을 통해 한일관계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무리수를 들고 나오는 상황에서 일본의 강경 대응과 한국의 무대응 원칙이 충돌하며 양국 관계 개선은 요원하다. 한일 양국은 갈등을 조율해야 할 소통의 통로 자체가 단절된 상태다.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열렸으나 기자회견에는 미국 측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혼자 등장했다. 


앞서 15일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이라며, 우리의 협력은 전세계의 가장 긴급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후 한미일 3국이 종전선언과 북핵 문제, 기후 위기 대응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미일 외교차관이 17일 협의 후 공동 회견을 진행하기로 해놓고, 일본 측이 갑자기 경찰청장 독도 방문 문제 때문에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일본만 빼놓고 진행하기보다 단독 기자회견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 모양이고 우리 정부는 개최국인 미국이 단독회견으로 한미일 차관 협의 결과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애초 중국이 갑자기 종전선언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게 한미일 3각 공조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3국 공동 회견을 추진한 것이었는데, 한일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단독 기자회견으로 회피한 것 자체가 미국이 이제 한일관계 중재를 포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은 공동 회견만 보이콧하고 회담에는 응했다. 그런데 한국 언론에서는 종전선언의 경우 한미 간에는 합의가 완료되어 종전선언문 문안까지 완성된 상태로 이제 북한만 설득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었고 한국 측 최종건 외교부 차관은 이미 종전선언 추진에 한미 간 이견이 없다고 밝혔는데, 셔먼 부장관은 단독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자 회담의 결과 자체와 관련해서 별다른 내용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은 주로 왜 미국 혼자 나왔냐는 것에 집중됐고, 셔먼 부장관은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돼야 할 일부 이견이 있는데, 이 이견 중 하나가 회견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종전선언과 관련 미국은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 및 파트너와 갖고 있는 협의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계속된 협의를 고대한다 라고 얼버무리며, 미국이 현시점에서 종전선언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좋은 협의를 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를 받아들여 한미 간 합의 후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거의 결정해놓고 갑자기 일본의 로비에 의해 또 미국의 태도가 바뀐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남북 간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평화를 지향하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다 찬성하고 있고, 일본은 물론 중국도 종전선언에 반대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은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의 경우 이런 식으로 한일 간 갈등이 생기면 미국은 항상 전적으로 무조건 일본 편만 드는 태도를 고수해왔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 문안까지 다 합의해 놓은 상태라도 갑자기 일본이 떼를 쓰자 미국이 한국에게 그럼 너희가 양보해라, 안 그러면 종전선언도 안 해준다. 이렇게 나오는 것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1953년 한국전쟁이 휴전 상태로 들어선 이후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 와서 종전선언은 단지 외교적인 수사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종전선언이 논의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발전이며, 차후 남북 경제 협력을 위해서는 종전선언은 매우 필수적이다. 휴전 협정서에 서명한 것은 유엔군 총사령관과 북한의 조선인민군 대표로 서명한 김일성, 그리고 중국군 사령관이었는데, 당시 중국은 전쟁 책임을 피하려고 사실 중국이 전쟁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며, 휴전 협성 서명에 정규군인 중국인민해방군이라고도 쓰지 않고 중국인민지원군이라고 적었다. 사실상 정규군을 보내 놓고 형식적으로는 여기 참여한 군대는 모두 같은 공산국가의 해방을 위해 자원해서 참전한 지원병이라고 주장한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이 전쟁의 당사국 맞느냐 자체도 논란이 있다. 한국전쟁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일본이 종전선언 결사반대를 외치는 이유는 일본 입장에서는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터지기만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내부 모순과 후쿠시마 사고를 수습하지 못한 여파로 국가적 위기에 처한 일본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한반도 전쟁 특수로 부활을 한다는 시나리오가 매우 긍정적일 것이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점령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일본에 경찰예비대를 만들도록 지시했고, 한반도의 지리 지형을 잘 아는 옛 일본국 출신들을 동원하여 유엔군의 상륙작전을 돕게 했으며 일부는 상륙 함정에 선원으로 승선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예비대는 자위대로 개편된다.



어쨌든 공식 참전국은 아니지만 일본은 한국전쟁 덕분에 전쟁 특수로 살아났다고 평가받는다. 일본은 미국의 병참 기지 및 미군 병사들의 휴가지 역할을 하며 당시 대공황 영향의 후유증과 실업난 등으로 매우 절망적이던 상황에서 극적으로 경제가 회생할 수 있었다.


'케넌 보고서'라고 알려진 미국 외교 문서에 의하면 한국전쟁 당시 일본은 직간접적인 참전 준비를 하고 한국전쟁 참전의 대가로 한반도의 재식민지화를 미국에 요구했다. 이 계획은 불발로 끝났지만 결국 일본은 한국전쟁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대가로 경제 부흥과 자위대 창설의 기회를 얻었고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통해 전범국가에서 주권국가로, 나아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일본 역사 인식

2021년 11월 25일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2021 코라시아 포럼이 열렸다. 코라시아란 코리아 + 아시아라는 뜻으로 이 포럼은 '신한일관계: 협력과 존중의 미래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주최하고 한일 양국의 정치인과 학자, 경제인, 문화예술인, 언론인 등을 초대하는 자리였는데, 한국에서는 국무총리 및 주요 정당의 대표, 대선 후보들까지 참석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대체로 모든 참석자들이 다 어려운 문제는 대충 넘어가고 하여간 미래지향적으로 한일관계가 개선돼야 좋다는 덕담만 계속 되풀이했는데,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만 거의 유일하게 과거사 문제 해결의 필요성과 일본 책임론을 이야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한반도의 전쟁 상태는 이유를 막론하고 빨리 끝내야 한다며, 일본 정계는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명확히 정전 상태를 종전 상태로 바꾸고 평화협정을 넘어서서 상호 공존하고 서로 도움이 되는 공동 번영의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과거를 직시하고 현실을 인정하며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양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과거사 및 영토 문제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역사 문제나 영토 문제 같은 주제들은 국가 주권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고 양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엄정해야 할 영역이다. 한편으로 사회·경제적 교류 협력은 계속 확대·강화하는 게 양국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 국가의 이익,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현실 정치권력이 조금 더 양보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미 지난 12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사 문제, 경제 협력, 안보협력 의제를 망라한 포괄적 해법을 모색해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신뢰를 쌓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50년을 그릴 것이라며 종전선언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고, 이날 코라시아 포럼 연설에서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원활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 현정부에서 한일관계가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국익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외교가 국내 정치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등의 발언으로 한일관계 악화는 한국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실히 했다.


윤 후보는 국내 정치에 외교를 이용하지 않겠다며,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갈라 한일관계를 과거에 묶어두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불신과 냉소로 꽉 막힌 한일관계를 풀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한일 양국 셔틀 외교 채널을 조속히 열고자 한다. 

언제 무슨 이야기라도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현안이라도 접점을 찾아 풀어간다는 신뢰가 형성된다면 과거사 문제도 분명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한일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이재명 후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초청 토론회에도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일본 기자들은 강경 발언을 해 온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일관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본을 적성국가라고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는 내가 대일 강경 태도를 취한다고 하는 것은 한 측면만을 본 오해다. 한국과 일본은 가장 지리적으로 가깝고 상호 의존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 되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세사에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공해서 아주 오랫동안 한국 민중에게 엄청난 가해 행위를 했던 역사가 있다.


일본 정치세력들은 한때는 사과하기도 하고, 한때는 그걸 부인하면서 우리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 한번 잘못했다고 얘기했는데 뭘 자꾸 사과하냐는 집단도 있다.



일본 정치세력 일부는 군국주의를 추구하는 경향도 있다. 국내적 필요 때문에 불필요하게 대외적 긴장관계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기조를 일본이 지켜나간다면 얼마든지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과거사와 경제·사회 문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일본 보수세력의 태도 변화도 필요하다. 일본이 전쟁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 국가들에게 사죄했던 독일을 배워야 한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의 강제집행 문제의 경우, 한국은 입법, 사법, 행정이 명확히 분리돼 이미 이뤄진 판결을 집행하지 말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배상 문제는 충분히 현실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안보협력 역시 충분히 가능하지만 과거사와 독도, 우경화 등을 볼 때 우리로선 당연히 걱정할 수밖에 없다. 최근 수출 규제라는 방식으로 한국에 대한 경제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영토임이 분명한데 끊임없이 일본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언젠가는 인계철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제국주의 침탈 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26일 윤석열 후보는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다시 한 번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친일 야당 대선 경선에도 참가했으나 컷오프 탈락 후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와 있는 박진 의원과 용산 참사 사건의 책임자로 지난 7월 일본 정치인들이 국민의힘의 재보궐 선거 승리를 축하하며 국민의힘으로 정권 교체를 희망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친일 논란을,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간첩의 도움으로 당선됐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김석기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윤 후보와 아이보시 대사는 관광산업 회복 등을 위해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약 20분간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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