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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영 Aug 12. 2021

내 꿈은 날 아프게.

꾸던 꿈을 접으며 살고 있다



서투른 마음과 희망이 손 틈으로 빠져나간다.

넌 애시당초 깊이 소망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넌 어쩌면 처음부터.

처음부터 바라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그랬을 것이다.


그냥 딱 그 정도였겠지, 진지하지 않았겠지,


쉼 없이 부정하며 가빴던 숨들을 지운다.



by. 일영
















꿈이란 단어는 늘 나를 아릿하게 만든다.



한밤에 꾸는 얕은 꿈도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진 일들도 모두 그렇다.



허상이란 사실에 때로는 전자가 때로는 후자가 아프다.



사실 후자는- 물질적으로 이룰 수 있을지 모를 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나를 알고 있다.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주는 감정에 대해서 말이다.



무능한 내가, 진지하지 못해 성취에는 발 끝도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언젠가'가 주는 달콤함이 무섭다는 것을 깨닫는다. 끝도 모르고 안일하구나, 안일했구나 생각한다.




난 내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제자리에서 쉼 없이 발을 휘저을 뿐,

거품이 발을 감쌀 뿐이란 사실.



그래서 내 꿈은 아프다.

내 것인지 아닌지 조차 모를, 출신 불명의 거대한

꿈은 발목을 천천히 슬게 만든다.





*



어떤 이야기는 희망으로 끝나야 안심을 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가 아닐지 싶다.


나는 희망을 기다리고 있다. 눈치채기 힘들 만큼 천천히 변화하고 무엇인가 요동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 작은 변화가 인다.


마음은 풍화되고 있다.


그래서 사실 이만하면 괜찮지 싶다.



-라고 말해 본다. 글에서도 삶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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