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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무드 May 10. 2024

인생운동이 수영이 된 이유

수영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또래들보다 덩치가 좋았다. 타고난 피지컬로 초등학교 때는 체육선생님들한테 불려 가기 일쑤였다. 초등학교 4학년땐 나의 신체검사지와 체력장 서류를 보고 시흥중학교 농구부에서 연락이 왔다. 학교 한번 오셔서 면담 좀 했으면 좋겠다는 코치의 스카우트제의였다. 엄마아빠와 함께 시흥중 강당으로 들어갔더니 코치님이 나한테 농구공을 주면서 공 한번 넣어보라고 했는데, 바로 3점 슛을 넣어버린 나다. 태어나서 처음 잡아 본 농구공이었다. 코치님은 본인의 판단이 맞았다는 표정을 하곤 엄마에게 말한다.


주희, 농구시켜보시죠.


이게 나의 첫 번째 운동시작의 길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수업을 마치고는 나는 시외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떨어진 시흥중학교로 매일 갔다. 밤 10시에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11시, 11시 반이었다. 녹초가 되어서는 쓰러져 자기 일수였고 생각보다 운동은 점점 재미없어졌다. 내 마음을 알리 없는 할아버지는 온 동네방네 우리 손녀딸 농구한다고 자랑을 하셨고, 마을 입구에는 현수막도 붙었다. 아무래도 운동을 하니, 통통했던 몸은 탄탄하게 바뀌어 피지컬이 더욱 좋아졌다. 초등학교 때 키가 160cm~165cm 정도였으니, 보는 사람마다 어깨를 툭 치며, ‘이야 운동 잘하게 생겼다.’라고 말했다.


나도 또래들처럼 비슷한 키에 좀 여리여리한 체격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원피스도 입고, 유행하던 청치마도 입고 싶었지만, 키가 큰 만큼 발도 컸던 내 발엔 늘 해외 브랜드 옷과 신발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조던 운동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웃으며 좋아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시니 운동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했다. 하지만 초등학생 4학년이 자정시간 가까이 운동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졸다가 버스 종점까지 간 적도 많았고, 학교-운동-집 일상이니 친구들과 놀 시간도 없었다. 청소년 대표로 벤치선수였지만, 경기를 나간 적도 있다. 농구부 중학생 선배들은 본인들보다 우리가 먼저 씻는다며, 기합을 주기도 했다. 코치님이 자리에만 없으면 괴롭혔다. 나는 누군가 나를 무시하거나 괴롭히면 보란 듯이 잘 해내는 오기와 심통이 꾀나 있기에 드리블 연습 500번 하라고 하면 1,000번을 하고 집에 가거나 혹은 꼭 500번보다는 많이 하고 집에 갔다. 그런 나를 코치님이 많이 예뻐하시긴 했지만 어린 내가 견디기엔 많이 힘들었었다.


농구는 정말 하기 싫었고, 부모님께 말하고 나는 운동을 그만두었다. 그렇게 운동은 나랑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초6 어느 날. 체육선생님이 나를 운동장으로 부른다 원형하나를 그리더니 쇠공을 내 손에 쥐어준다. 2.72kg 공과 4kg짜리 공 두 개를 내 옆에 두시고는 다짜고짜 던져보란다. 그렇다. 이번엔 투포환이다. 후.. 차라리 농구가 더 낫다. 여자애가 투포환이라니. 그렇게 나는 또 투포환 후보선수가 되었고, 몇 주 연습 후에 무슨 대회가 열렸다. 충청남도 도대회 청소년체전이었고, 나는 도대회 3위 수상을 했다.


할아버지는 또 동네방네 소문을 내셨다. 운동이 정말 싫었다. 할아버지 꿈은 나에게 계속 운동을 시켜서 육사나 경찰 혹은 제복 입은 직업을 택하길 바라셨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정적인 그림이나 디자인을 하고 싶었고, 결국 나는 내 꿈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30대가 되어 부모가 되었고, 나는 아직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고 자부심을 느끼며 잘 살아가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매년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운동회가 열린다. 나의 운동 신경은 여기서도 발휘했다. 달리기, 림보, 힘쓰기 등 다양한 체력활동을 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준비하신 선생님들이다.


‘운동’하면 뒤처지지 않던 내가. 왕년에 선수였던 내가 운동회에서는 좋은 성적이 나질 않았다. 운동을 그만둔 이후로 운동이란 운동은 하지 않고 살았고, 나태한 생활패턴에 살은 엄청나게 쪘던 상태니 당연한 일이다. 그 운동회를 계기로 나는 다시 운동을 하고 싶어 졌다. 아이에게 운동했던 엄마, 뭐든 잘하지만 운동까지 잘하는 엄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3년 후면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아이 운동회에 가서 계주 1등! 이런 타이틀을 쥐어준다면 아이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작은 소망이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우선은 활발한 우리 아들과 몸으로 놀아주는 건강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생각과 마음가짐은 좋았지만 체력은 따라주지 않았다. 과체중으로 인해 척추협착증, 무릎인대 염증, 허리디스크 적신호, 거북목, 말린 어깨, 족저근막염 등 각종 질병이 생겨났다.


걷기 운동이 좋다 하여 1시간 정도 걸으면 고관절이 아팠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하여 트램펄린 운동을 하면 두통에 시달렸다. 등산이 좋다 하여 등산하고 내려오면 발목에 통증이 오고 할 수 있는 운동이 줄어들었다. 근력운동을 하려고 맨몸운동이나 필라테스를 하면 배 안쪽 근육에 쥐가 났다.


내 자존심에 이런 질병들은 허용할 수 없는 신호였다. 그때 마침 20살 때 무릎이 안 좋으신 할머니랑 수영장에 갔었는데, 수영강사가 나 보고 수영하기 좋은 몸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 수영을 가자’ 넘쳐흐를 것 같은 뱃살과 팔뚝살, 허벅지 살을 가릴 수영복이 필요했다. 이것저것 수영물품을 샀더니 20만 원 가까운 돈이 쑥 나갔다. 20만 원이나 썼는데 수영은 절대 그만두지 않겠지 하고 초급반에 등록했다.


어릴 때 수영을 잠깐 배운 적이 있었지만, 다시 제대로 배우자는 마음으로 초급반에 등록했다. 한 달에 3번 강습은 5만 원, 2번 강습은 4만 원이었기에 적은 강습료로 배울 수 있었다. 자유형만 3개월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식단도 같이 시작하니 12kg가 빠졌다. 군살이 다 빠지진 않았지만 부종들과 부기가 빠지면서 혈색이 좋아지고 턱선도 생겼다. 수영복도 커지더니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반팔에 5부 수영복은 불편해졌다. 끈기 있게 운동을 해본 적이 없어서 수영도 몇 달 하다가 그만둘 줄 알았지만, 벌써 1년 넘게 하고 있다. 수영복도 모자도 수경도 다시 예쁜 파스텔톤 연보라색으로 구매했고, 수영장 안에서는 에이스 수강생이 되었다.



수영 강습을 받으면 한 줄로 서서 한 명씩 출발할 때 강사님이 자세랑 호흡을 봐주시는데 나는 늘 선두에 세우신다. 다리 힘이 좋아 쭉쭉 나가고 배가 나와서 그런지 부력이 좋다. 하하. 키가 크고 어깨가 넓으니 팔 한번 돌리면 쭉쭉 앞으로 나가는 게 아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수영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되었고, 자신감과 즐거움까지 느낀다. 수강생은 20명 정도 되는데 육아하는 내게 사람 만날 일이 별로 없는 내게! 수영장에서 수강생들과 나누는 스몰토크 또한 너무 즐겁다.




※수영의 효과, 효능, 장점 - 수영을 적극 추천하는 이유

첫째, 근육강화와 심폐기능을 향상하는 우수한 유산소 운동이다.
둘째, 관절에 부담이 적은 안전한 운동이다.
셋째,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넷째, 체형조절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다섯째, 자신감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수영은 우리 몸의 대부분의 근육을 활용하게 하는 스포츠다. 특히나 심폐기능을 향상하는 뛰어난 유산소 운동이고, 물의 저항 때문에 근육을 강화하고, 심장 및 폐의 기능을 향상해 전체적인 체력을 키울 수 있다.


수영을 하게 되면 온몸에 신경을 써야 하고 호흡과 발차기, 팔 돌리기 등 나만의 적당한 템포를 찾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영할 때만큼은 온갖 잡념이 사라진다. 수영에 빠지니 온갖 관심사는 수영이다. 유튜브에서도 쇼핑을 할 때도 쓸 때 없이 시간을 잡아먹는 SNS를 보기보단 수영 관련 지식을 쌓는다.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산소와 영양분이 빠르게 전달되어 몸 전체의 조직과 기관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는 운동이라 스트레스도 풀 수 있게 되었다.


근력뿐만 아니라 고관절에 기름칠을 하기에도 아주 좋은 운동이다. 수영은 신체단련을 위한 스포츠인 동시에 내가 가진 스킬 중 하나이자 평생의 취미로서의 역할도 한다. 생각보다 물을 무서워하거나 수영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수영을 할 줄 안다면 내가 가진 하나의 능력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자기 만족감과 자신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영실력이 늘어남에 따라 재미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일상의 즐거움으로 자리 잡아 평생취미로 가져갈 수도 있고, 수영은 혼자서 즐기기도 하지만 수영 강습이나 수영 동호회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회적 활동이 될 수도 있다.(나아가 프리다이빙과 수상구조사 자격증도 따 볼 생각이다.)


수영의 효과와 혜택은 이외에도 무궁무진하다. 수영은 몸과 마음에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훌륭한 운동이다. 건강한 신체와 긍정적인 마인드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주저 않고 수영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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