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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May 08. 2022

위로의 능력

위로에도 능력이 있다면


춘삼월에 결혼을 앞둔

새 신부에게 전화가 왔다


한낮의 전화 벨소리는

슬픔을 알릴 때가 많다는데

한창 바쁠 그녀는

엄마가 아프다는 말을 꺼냈다


늘 밝던 그녀의 목소리엔

생전 처음 보는 슬픔이 

묻어 있었고


날이 따뜻해지면 

좋아질 거란 내 말이

얼마나 닿을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위로하는 일은

매일 매일 작아지는 것

오늘 내 위로의 능력은 

야금 야금 퇴화한다


긴 통화를 마치고

시집 한 권을 샀다


슬픔을 향해

위로를 담아


종교도 없는 나는

두 손을 꼭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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