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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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일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를 지나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이별도 남아있지 않은 인연에게
남은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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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불쑥 뛰어드는 그날의 나 때문에
일기를 쓰면 편지가 된다
반성이 있는 편지와 추신이 있는 일기가 된다
헤어지자고 말하고 나서는 보고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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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철없이 죽음을 당겨쓰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제에 남아 있는 내가 느껴집니다
아직 사랑이 끝나지 않은 날들의 사랑이
사랑이 끝난 오늘도 만져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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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몸밖에 꺼내놓고 바라보는 일은 무엇일까
어느날 슬픔의 말을 다 알아듣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시인 신용목
1974년 경남 거창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등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했다.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성내동 옷수선집 유리문 안쪽」 외 4편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는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아무 날의 도시』,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나의 끝 거창』이 있다. 시집 『백만번째 어금니』로 제2회 시작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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