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걸 되풀이할까?

우울한 너의 곁을 지켜야 하는 나는

by 양오리


8월 11일


집에서 뛰쳐나와서 미친 사람처럼 택시를 찾았다. 달달 떨리는 손으로 또 흐릿해진 눈을 깜빡여가며 택시를 불렀다. 가팔라진 숨이 입술 사이로 거칠게 새어 나오는 게 꼭 내 불안이 좁은 속을 못 이기고 뛰쳐나가는 것 같았다. 뭐라고 말을 거는 기사님의 목소리도 아주 멀리서 외치는 듯 먹먹하게만 들렸다.


난 이제 곧 뭘 보게 될까. 그럼 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사랑하는 사람이 충격적인 모습으로 망가져 가는 걸 보게 될 때 어떻게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지는 어디서도 배워보지 않았는데 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10분이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별 꼴을 다 봤고 별 꼴을 다 보여줬다. 나는 그 사람의 손목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부여잡고 이제 집에 가자는 말만 반복했다. 오늘은 같이 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난 왜 그 말 밖에 안 나오던지.


그 건물 앞에 서서 나는 모든 평정심을 잃은 듯 손톱 주변 까시래기를 뜯어댔다. 주저앉았다가 일어나 빙글뱅글 돌아다니다 또다시 주저앉아 울기를 반복하다 보니 한 시간이 좀 넘게 지났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가는 시선이 민망해서 나는 택시를 불렀다.


몇 날며칠을 울면서 사람이 얼마나 괴로우면 저 지경까지 망가질 수 있는 건지를 생각했다.

혹시 내가 저 사람 옆에서 저 사람이 받아야 할 사랑의 몫을 갉아먹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나의 과거에 대한 업보 때문일 수도 있겠다.




"네가 진짜 행복해질 때까지 나도 진짜 행복하지는 않을게. 네가 그런 걸 바라진 않겠지만 이미 난 마음먹었어."



1월 17일

그런데 결국 내가 먼저 고갈되고 너가 행복해질 때까지 도저히 기다리지 못하겠어서 내 갈 길을 가버리기 전에 빨리 행복해지면 안 될까? 넌 내가 강하다고 부러워하지만 나 아무것도 없거든. 봐, 정말 아무것도 없잖아. 어떻게든 부여잡고 있는 거라곤 이 한 소절의 가사랑 보이지 않는 약속뿐인데 이마저도 놓치게 될까 봐 나 겁나거든. 어쨌든 사랑이면 다 통한다고, 아무튼 사랑이 승리한다고 그렇게 말하는 결말이면 난 지금 이 괴로움도 아무 상관없어.


그러니까 제발,



“언제쯤이면 따뜻해질까?”


“4월?“


“2월 말엔 패딩 입어야 할까?”


“입어야지 그때도“


우리를 위한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