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음은 잘 살아냈나요?

버텨낸 하루보다, 살아낸 마음

by 졔하


당신은 마음을 잘 살아내고 계시나요?


요즘 저는,

‘하루를 잘 버텼다’ 보다

‘마음을 잘 살아냈다’는 표현이

더 만족스럽게 와닿아요.


나를 품어줄 자리가 필요했던 어린 때는

그저 알아차리지 못한 복잡한 마음을

주는 대로 들이 삼키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 조각들을 삼켜내는 무언가는,

계속 내 안에 흘려보내도 되겠다는

확신을 주기도 했지만,


도저히 삼킬 수 없어,

스스로의 가슴을 치며,

또는 누군가가 도움으로

사정없이 뱉어내기도 했어요.


그 어린 마음조각이

안전한 것들로만 채워지기엔,

삶은 많이 복잡해요.




조심스레 펼쳐놓은 마음들은

우리에게 귀한 것들을,

또는 스스로 상처를 내어

새살을 만드는 과정을 자꾸 반복하게 해요.


‘어른’이 주는 단어만큼,

우리는 단단하지 못하고,

왜 이렇게 연약할까요?


살아온 시간만큼 정리되지 않는

마음조각들이 너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요.


어른이 되는 건, 어쩌면 그런 거 아닐까요?

복잡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마음조각들을

잘 감당해 살아내는 것을요.


사회라는 구조 안에 동화되어 가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비친

나의 양면성을 매일 마주하며,

나인지 내가 아닌지도 모를 나를,

우리는 계속 만들어가요.




문득,

당신의 시간을 채우고,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기고,

누군가를 만나고, 이해하고,

돌보는 하루 속에서

정작 내 마음 하나를

무시하며 지나칠 때는 없으신가요?


“너는 늘 단단하잖아.”

“항상 잘 버티잖아. 결국 잘 해결할 거잖아.”


나를 위하는 말이라며

스스로를,

때때로 부담으로,

타인이 주는 기대의 무게로

남겨둔 적은 없으신가요?


‘버텨야 하는 사람’,

‘흔들리지 않는 사람’으로 묶이면,

그럴수록 내 감정은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마음은

늘 ‘지금은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되기도 하죠.




하루 일과가 끝난 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자꾸 생각날 때는 없으신가요?

괜찮은 척 넘겼던 말들이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 않을 때도요.


그런 마음들은

표현되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고,

조용히 우리 안에 머물러 있죠.


내 안의 목소리가 나를 더 조용히 몰아붙이고요.

그리고 결국,

마음은 아무 말도 없이 무너져요.


어딘가 마음 한편에 조용히 주저앉은 나를,

나조차 못 본 척하고 있었던 걸지도요.



그래서 요즘 저는

무엇을 해내는 것보다

내 마음 하나쯤은

잘 살펴주고 싶단 생각을 자주 해요.


흔들릴 수 있는 나,

가끔은 다투고 싶고,

때로는 울고 싶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잘하고 기특한 것은 더욱

쓰다듬어 줄 수 있는 당당한 나를요.




마음을 잘 살아낸다는 건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일이에요.


“그래, 그랬구나.”

“그 말에 속상했구나.”

“그 상황이 외로웠구나.”

“너(나)의 생각이 너무 귀하다. 칭찬해.”


그 말을 조용히 나에게 건넬 수 있을 때,

외면하지 않고 곁에 둘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도 나에게

“오늘도 마음을 잘 살아냈구나.”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을 살아낸다는 건,

내 편이 되는 일이에요.

누구보다 나에게

진심으로 대해주는 일이요.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 하루 속에서 내 마음을,

그냥 있는 그대로 안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늘부터,

스스로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은, 오늘 당신의 마음을 잘 살아내셨나요?”




[ 작은 메모 ]


하루를 살아낸 것보다,

내 마음을 살아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을 살고 싶다.


조용히 내 안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일이

나를 안심시키는 조용한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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