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제주도

얼핏 들리는 말

2016 여행기 | 03

by 지은

맥주로 시간을 떼우는 것이야말로 혼자 여행하는 이들의 공통 열쇠 아니겠어 하는 마음으로 찾아 들어간 '알로..'. 이름이 마치 '연트럴파크' 혹은 '달빛감성' 같아 잠시 동공이 흔들렸지만 좁은 가게에 사장님과 나 둘 뿐인데 구석 자리라 마음을 놓았다. 누가봐도 외지인 같은데 알고보니 협재 해변 토박이 젊은 사장님은 이태원에 있는 어느 맥주집 이야기를 하며, 맥주 덕후의 향을 마구 발산했다. 한참 얘기하는데 창 밖 너머로 가족들이 찾아왔고, 잠시만요 소리와 함께 뒤돌아서 그들과 얘기 하는데, 얼핏 들리는 단어는 땅과 평수, 그야말로 황금빛이 줄줄 흐르는 도시 속 대화였다. 이로써 도시의 반댓말은 시골도, 자연도 아님이 명백해졌다. 황금빛의 돈은 장소의 경계가 없다. 공기와 중력만큼의 존재감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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