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4.

by 준혁H


반나절 내내 가라앉던 고뇌도,
골똘히 있으며 생겨나던 외로움도
눈 깜짝할사이에 스며들던 자격지심도,
잠 한 숨에 놀랍게도 무덤덤하게 휩쓸어 사라져

평평히 이불과 눈꺼풀 틈 사이로 천장을 바라보다
두터운 생각에 무거워진 머리가 비스듬히 돌아,
끝내 베개에게까지 닿았던 눈물의 속사정마저

아침 속에 부시시 깨어나고 나면
어느 순간 앨범 속 옛날같이 아득히 멀어져
심지어는 아무일 없는 듯 들판에 바람이 불듯
어느 순간 아지랑이같이 불분명해져

어둠 밑의 마음과 새벽녘의 마음은
그래서 그렇게 달랐었나보다
그래서 그 나날들을 용케 버틸 수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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