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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우마미 Jul 05. 2022

나의 아버지

당신을 미워하고 원망합니다.

나의 아버지....

나는 당신을 미워하고 원망합니다.

내 아버지란 이유로 당신을 사랑하려 애써봐도 나는 여전히 당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쓸쓸히 늙어가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움을 느끼지만....

그런 당신을 여전히 미워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럽고 죄책감이 들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평생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당신..

하룻밤 술값으로 삼백만원을 써도 딸의 학원비 십만원이.. 책값 만원이 아까워 못주겠다던 당신..

당당히 바람을 피며 아내가 없는 틈을 타 다른 여자와 안방에서 뒹구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었던 당신..

외제차를 타면서 아들과 딸은 교복 살 돈이 없어 교복을 얻어 입고 새옷 한벌 제대로 못입게한 당신..

아내에게 수없이 폭력을 휘둘러 고막이 터지고 팔 다리가 부러지게 만들었던 당신..

서울로 면접 보러 가는 딸의 마지막 저녁식사 상을 엎고 얼굴에 멍이 들게 해서 면접을 못 보러 가게 했던 당신..

결혼을 앞둔 딸 결혼을 엎어버리겠다며 집안 집기들을 다 부수던 당신..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와 내가...그리고 내딸이 보고 싶다는 당신을..

이제와 날 사랑한다는 당신을...나는 아직도 원망합니다.

이제는 원망은 내려놓고 편해지라는 남편의 말에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가끔 당신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당신의 죽음에 과연 내가 슬퍼할 수 있을까요? 눈물을 흘릴수 있을까요?

이런 나는 패륜아일까요..


얼마나 어른이 되어야...

당신을 이해하고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곧 40이 되는 나는 아직도 어른이 되지 않았나 봅니다.

당신을 용서하고 사랑해야 어른이 된다면..

난 평생 어른이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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