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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찹쌀떡 Aug 14. 2020

회사 생활의 낙(樂)


요즘 회사에서의 힘든 일만 주로 썼던 것 같다. 힘든 일만 있으면 진작에 회사를 그만뒀을 것이다. 그래도 회사에서의 낙이 있기에 회사를 다니고 있다. 회사에서의 낙을 꼽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1. 월급(★★★★★) 

* 별표는 중요도 기준, 많이 받는 거 아님...ㅎㅎ


2. 점심시간




그리고...



......



......




음...





이게 전부인가ㅋㅋㅋ



사실 마지막의 낙은 사람이다. 월급, 점심시간과 달리 사람은 양날의 검이다. 회사 다니는 것을 정말 힘들게도, 정말 즐겁게도 만드는 '사람'.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당시 부장님은 나를 불러서 말씀하셨다.


"회사에서 제일 힘든 게 사람이야. 너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한테 와서 말해. 그 사람이 정말 나쁜 사람이라면 내가 그 사람을 혼내줄 것이고, 그게 너의 오해라면 너의 오해를 풀어줄 테니까."


당시 부장님 말씀 덕택에 나는 처음 회사에 대한 애정을 품었다. 동기들이 각자의 상사를 욕할 때도 나는 나의 부장님을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부장님, 부장님의 그 말이 아니었다면 저는 일찍이 마음을 고쳐먹고 이직을 할 수 있었을 텐데요..... ㅋㅋㅋ 농담이고 회사를 떠나셨지만 아직도 종종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오시는 분이다.


업무적으로 나를 키워주신 분도 있다. 나의 꼬꼬마 시절, 바쁘신 와중에도 내 문서를 꼼꼼히 들여다보며 필요한 조언을 해주셨던 팀장님. 당시엔 항상 내가 틀린 부분을 남김없이 찾아내주셔서 '나를 싫어하시나' 잠시 고민도 했지만... 막상 내가 오해를 받아 곤경에 처했을 땐 본인이 아는 나는 그런 직원이 아니라며 옹호해 주시기도 한 정말 멋진 분이었다. (덕분에 나는 또 이직을 못했...)


다른 부서로 이동했지만 아직도 만나면 반가운 후배도 있다. 같이 일할 때도 성실하고 날 따뜻하게 챙겨주던 후배. 아이 키우랴, 일하랴, 대학원은 견물생심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나에게 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주었다. 여전히 종종 만나서 서로의 고충을 이야기하고 응원해 주는 사이다.


이 외에도 만나면 기분이 좋은 사람, 업무 협조를 잘해주어서 고마운 사람, 우리 회사 직원은 아니어도 업무차 만나 서로 많이 도움을 주고받게 되는 사람 등 내 회사 생활에서 활력소가 되어주는 분들이 많다.



회사 사람은 회사 사람일 뿐, 친구가 아니라고들 한다. 사실 이 말은 내가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도 평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야 하니 피할 수 없는 사이이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 수밖에 없는 사이다. 같이 협업하며 유대감을 쌓고, 내부 공공의 적이 생기면 더 똘똘 뭉쳐 적에게 (마음으로) 투쟁하기도 한다. 그래서 유난히 미운 것도, 유난히 고마운 것도 회사에서의 동료가 아닐까 싶다.



<오늘의 결론>

회사에서의 제일 큰 낙은 월급 날 무렵 점심에 좋아하는 회사 사람들과 밥을 먹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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