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프로젝트로 100일간 파이썬,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었다. 50일을 기록한 게 작년 11월이었고(https://brunch.co.kr/@zzangaaaa/58), 완료하면 자체평가와 함께 나에게 선물을 줄 예정이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아무리 늦어도 올해 2월에 끝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4월이 된 지금, 100일 프로젝트는 애매하게 완료되었다. 애매한 완료라 한 것은, 파이썬은 100일을 채웠는데 영어는 80일만 채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평균 90% 이상 달성했으니 완료한 것으로 보기로 한다.(?)
100일 프로젝트 동안 뭘 했나?
파이썬의 경우엔 두 권의 책을 완독하고, 인강(클래스101)을 하나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과 강의를 보며 실습을 따라 했다. 주변에서 프로그래밍 분야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보다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보라고들 조언해주었다. 그런데 내 생각에 그건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케이스고, 기본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읽었다고 절대 책 내용을 외울 순 없고, '이런 게 있었는데' 하고 찾아볼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실제 해보면서 결과가 안 나오는 부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에 인덱스를 붙였는데 20여 개 정도 나왔다. 나중에 파이썬이 더 익숙해지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파이썬 100일 공부 기록
공부하다가 관심 있는 내용, 당장 필요한 내용이 있어서 책을 몇 권 더 발췌해서 봤다. 이 과정에서 어떤 책의 경우엔 처음에 봤을 땐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몇 개월 뒤에 보니 '이렇게 잘 쓰인 책이 있다니!' 하며 감탄하기도 했다.
공부시간이 매우 적었고, 진도도 느려서 큰 효과가 있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같은 내용이 전보다 잘 이해된다는 점에서 조금은 나아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최근에 대학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갈 길이 멀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ㅠㅠ)
100일 프로젝트 기간 동안 본 책들. 도움이 많이 됐다.
영어는 파이썬보다도 꾸준하지 못했다. 처음에 EBS 라디오 방송인 Power English 교재를 보다가, 토플 리딩 교재를 보다가, 전화영어를 하다가, 토익 공부를 했다. 뭔가 목적성이 결여되니 방향도, 의지도 떨어졌던 것 같다. 앞으로의 영어공부는 계획부터 방법까지 좀 더 고민해보기로 하자.
100일.. 아니, 80일간의 영어공부 기록
처음엔 매일매일 정해진 분량을 꾸준히 하며, 똘똘이로 성장하는 내 모습을 기대했다. 현실은 코드 한 줄에 막혀 하루 종일 고민하다가 '나 안 해!' 하면서 며칠을 놀고, 영어 시험은 신청했다가 환불만 두 번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공부를 계획하고 실천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마음을 다잡고 책상에 앉아도 막히는 부분에 시간을 다 보내고 나면 진이 빠진다. 그럴 땐 매번 생각나는 말이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결코 이길 수 없다.
처음에는 이 말이 내 발목을 잡았다. 나는 즐기지는 못한다.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깊이와, 열정과, 표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나도 해도 안 되는 걸까? 누군가 나에게도 '즐기는 자'를 부여해주면 좋았을 텐데.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노력하는 것뿐이다. 그 노력 또한 좀 어설프지만.
고민은 돌고 돌아 하나로 귀결된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 오랜 시간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노략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나도 즐기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날을 꿈 꾸면서 나만의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