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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동하 Oct 14. 2024

다양한 탐색을 즐긴다. (1)

인생2막이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 2


연재를 시작하고 출판 프로젝트를 발견했습니다. 부끄럽지만 글쓰기에 속도를 내보고자 연재일을 기존 매주 토요일에서 월, 수, 금, 일요일 이틀에 한편 씩 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단 한분이라도 불편하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인생2막의 언저리에서 누구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1막에서의 치열한 삶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하여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직장과 가정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내 경우를 기억해 봐도 나를 돌아보고 챙길 여유가 없었다. 어찌 보면 삶의 여정에서 그 시기에 당연한 것이라 후회는 없으나 아쉬움은 늘 존재해 왔다. 이제는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아니 어쩌면 너무 많은 시간적 여유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여유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너무 많은 여유를 진정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기 위해서 진정 내가 원하는 나의 욕망을 찾아내야 한다.


 Marcia의 정체성 지위이론은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네 가지 단계로 설명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탐색(여러 선택의 가능성을 경험하고 조사하는 것)과 몰입(하나의 선택에 대해 확신하고 자신을 기꺼이 투자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 중요한 요소, 즉 '탐색'과 '몰입'의 구성에 따라 네 가지 상태로 구분한다. 네 가지 단계의 첫 번째, 정체성 상실(Forclosure) 단계이고 두 번째는 정체성 유예(Moratorium) 단계. 세 번째는 정체성 성취(Achievement), 마지막으로 정체성 혼란(Diffusion)의 단계이다.  각 단계는 우리가 성장하고 경험을 쌓으며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각각의 단계를 거쳐 대부분 정체성 성취의 단계에 다다르지만 어느 한 단계에서 멈추는 사람도 있겠다.


 제일 심각한 상태는 당연히 '정체성 상실'단계이다. 이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탐색과정 없이 오로지 몰입만 하는, 타자의 가치를 무조건 수용하는 사람, 그래서 매우 권위적이고 자기가 무조건 옳다고 우기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한 동안 개저씨로 불리던 대상들이 이 경우에 속한다고 본다. 최근에는 다행스럽게 다양한 계몽과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개저씨들은 거의 종적을 감추었다. 유독 나이 든 남성에게 주어졌던 '혐오표현'이었다.


 나이 든 남자로서 인정한다. 특히나 탐색과정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퍼펙인정'이다. 돌아보면 자신을 탐색할 여유도 기회도 없었다. 그저 자본가가 원하는 성과만을 위해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것  같다. 권위적이다. 그렇다 권위는 한 시절 동안 관리자의 기본 덕목이기도 했다. 우기기도 잘한다. 전쟁터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때로는 우기기도 필요했다.


 교육 참가자 중에 기억나는 분이 있다. 50대 중반의 여성으로 과정 참여 직전까지도 꽤 규모가 큰 보험 대리점의 점장을 하신 분이었다. 그분은 회사 생활이 전혀 즐겁지가 않았고 마침 일도 그만둘 때가 되어 과정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같은 고민을 하는 동년배의 동기(후에 동지가 된다) 들을 만나면서 접하는 정보가 확장되고 과정 참여 중에 마을기업을 알게 된다. 어느 날 은평구 ㅇㅇ산 초입에 소재한 마을기업인 친환경 식당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미소에 반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행복한 미소를 가질 수 있을까? 신기했고 이내 마을기업에 빠져든다. '마을기업 활동가'라는 일을 알게 된다. 마을기업 활동가 교육을 받고 그곳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분의 마을기업 탐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현장에서 마주한 행복한 인생2막을 만들어 가는 분들의

두 번째 공통점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다양한 '탐색'을 즐긴다.

나는 이 과정을 보물 찾기라고 생각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몰입하게 되는 보물찾기!

결국 탐색을 통한 선택지 중 하나에는 기꺼이 '몰입'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분들의 특징은 일상이 즐겁다.
새로운 크고 작은 도전에 크게 망설임이 없다.
기꺼이 도전한다.


결과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않는다. 아니다. 결과는 시작부터 크게 기대가 없다. 보물 찾기에 대한 설렘이 있을 뿐이다. 결과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만나면 나의 이성이 반응하는 것이 아니고 내 잠재의식 속의 오감이 나도 모르게 발동하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은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니고 탐색 그 자체가 목표이다. 결과에 대해서는 아니면 말고이다. 그렇다고 대충 아무거나, 아무렇게나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보물 찾기에 진심이다.


"탐색과 몰입"은 내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중요한 과정이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나의 욕망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의식이다.


이전 03화 그동안 방치했던 자신의 욕망을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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