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팀장이 반드시 알아야 할 생존법칙 _ 4) 팀장은 외로운 존재?
외로움은 '팀장, 리더'의 숙명이라고 합니다. 팀장이 되기 전에도 팀장은 지위적 특성상 아마도 그러할 것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팀장이 되고 보니 생각보다 더 깊고 고된 외로움이 따라옵니다. 단순한 스트레스와는 다른,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그렇다면 왜 리더는 외로운 자리일까요? 이는 단지 개인적인 성향이나 욕심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관계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팀장의 외로움은 숙명이 아닌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팀장들이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하는 이유와, 외로움의 근원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는 팀원과 팀장 사이의 ‘관계의 비대칭성’입니다. 팀원 간에는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쉬운 반면, 팀장과 팀원 사이에는 기대와 요구가 일방적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팀원 간의 칭찬과 위로는 서로에 대한 감사와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받아들이지만, 팀장/리더의 칭찬과 배려는 리더이기 때문에 ‘당연한 역할’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최근 조직적으로 팀장으로 하여금 '리더다움'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팀장은 본인의 감정을 돌보거나 표한하기보다는, 통제와 절제에 기반한 감정의 소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팀장 측면에서 감정적인 소통이 차단된 ‘관계의 비대칭성’ 구조 속에서 팀장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고 삼켜야 하며, 이것이 외로움의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언제부터인지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팀장의 퇴근과 상관없이 먼저 퇴근을 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팀장이 가장 늦게 퇴근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당일까지의 D-day 업무들을 다 끝마치고 퇴근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문제가 될 부분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성적 사고로 본인이 책임지고 있는 업무를 마무리 짓고 퇴근하고 있기도 하고요.
다만,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조직이라는 곳에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며, 제각각 다른 의사결정을 하고, 각자의 기준이 조직과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중 업무의 D-day와 Capability도 리더의 의지와 생각과 다르게 정의하고 있는 팀원들이 있다는 것이 팀장으로서 관리의 어려움을 발생시키게 합니다.
당일 소화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축소하기도 하고, 우선순위를 다르게 정의하며, D-day를 개인 스케줄 기준으로 설정하는 사례들이 그것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특성을 가진 직원들은 유달리 눈에 띄게 되어 임원들도 대부분 인지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업무에 대해 담당자에게 직접적인 지시보다는 임원으로서 임기 관리를 위한 인기 관리 목적으로 업무 압박을 모두 팀장들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즉, 예전과 다르게 워크앤라이프가 중요시되는 풍조와 팀장의 권위 하락, 하지만 격변하는 사회적 경제적 위기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한 조직적 요구와 과업에 대한 책무는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온전히 리더, 그중 팀장의 몫으로 전달되어가는 상황이라고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권한보다는 책임을 더욱 강요하고 있기에, 팀장으로서 팀내 공백업무에 대한 백업 역할 수행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이는 당연히 팀장의 위상의 실추와, 이로 인한 업무 악순환이 가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더욱 많아졌지만 힘은 줄어든 현실’이지만, 팀장으로서의 책임과 롤은 여전하기에 외로움의 골이 더 커져가는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 해석입니다.
과거 조직은 명확한 상하관계에 의해 업무가 행해지고, 조직평가의 대부분도 상위에서 하위로 일방적으로 이뤄졌던 시대였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며, ‘360도 평가’, ‘쌍방향 평가’ 등등의 명목으로 팀장 역시 평가받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또한 팀의 평가가 바로 해당 팀들을 관리하는 임원의 조직 관리력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기에, 팀을 직접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팀장은 업무 성과뿐 아니라 팀원들의 감정, 관계, 인기까지 챙겨야 하는 ‘감정 노동’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팀원들의 눈치를 보면서 일하는 구조 속에서, 팀장은 본인의 감정을 숨기고 인내하는 일이 많아지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내면의 스크래치들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팀원들은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리더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공간조차 없이 점점 더 조용히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에 처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감정 노동의 강도와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이는 관계 설정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날 대부분의 직장인은 ‘감정 노동자’로서 살고 있으며, 리더는 그 최전선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오래전, 팀장으로서의 책무와 외로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존경하던 선배 한분이 이런 말씀을 저에게 하셨습니다. "어차피 회사 일인 걸~"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문제 해결 중심으로 상황을 객관화하라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팀장도 결국 사람인지라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력해야 합니다.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이기에, 그리고 내가 팀을 책임지고 있으며, 나를 바라보는 이들이 많기에 말입니다.
결국 이러한 팀장들의 삶, 그리고 팀장의 외로움은 본인이 잘못해서가 아닌, 그리고 숙명이 아닌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