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이런 어른은 되지 말자

9. 배움을 멈춘 어른

by 밝을 여름


예전에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 쓰기 강좌가 열려 신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70대, 80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었지만, 신청 인원이 적어 저도 운 좋게 함께 수강할 수 있었지요.

수업 첫날,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백발의 어르신들이 빼곡히 자리에 앉아 수업을 기다리고 계셨고, 그분들로부터 느껴지는 에너지와 생기, 그리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제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수업 내내 그분들이 나누는 말씀과 직접 써오신 글을 들으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오늘 도서관에서 책 쓰기 수업 들었는데, 엄마보다 연세 많으신 분들도 많더라고요. 엄마도 시간 되시면 이런 강좌 꼭 한번 들어보세요. 도서관 프로그램 알아보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엄마는 “그래, 알겠다” 하셨지만, 특별한 반응은 없으셨습니다. 매번 통화할 때마다 기운이 없어 보이셨기에,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드린 말씀이었는데… 엄마는 제 진심을 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겉도는 이야기 몇 마디만 하시고는 서둘러 전화를 끊으셨지요.

그날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게 남았습니다. 물론 배우고 안 배우고는 개인의 선택이고, 그분들과 엄마를 직접 비교하는 것도 아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나이나 배경을 떠나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분들을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존경심이 일어납니다.


나이가 많아도,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며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런 이야기를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대개 익숙한 말입니다.

“이제 나이가 많아서 그래. 눈도 침침하고, 손도 떨려서 공부는 어렵지…”


물론 그 말씀, 이해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잃지 않으신 분들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 수업에서 각자 이름표를 달았는데, 한 어르신의 이름표 옆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인생은 80부터.”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제 입가엔 미소가 번졌고 마음속에서는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인생은 짧지만, 노년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도전하지 않고, 배우지 않는 삶은 오히려 시간이 더디게 느껴지는 긴 여정이 되기 쉽습니다. 우리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갈고닦고,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누구나 나이는 들지만, 생각의 유연함을 잃지 않는 어른이 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배우지 않고 발전하지 않으면 사고는 점점 굳어지고, 결국 세상과도 멀어지게 됩니다.


그 끝에는 고집스럽고 불통인 노인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지혜롭고 품 있는 어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갈림길은 결국 ‘배움을 멈추지 않는 태도’에서 결정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흰머리가 생겼다고,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모두가 존경받는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차별적인 말이나 편견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어른들을 볼 때면 저는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됩니다.


‘절대로 저런 어른은 되지 말자.’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으면서 세상일에 대해 모든 걸 안다는 듯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또 한 번 다짐하게 됩니다.


‘배우는 어른이 되자. 그리고 성장하는 어른이 되자.’


진정한 어른다움이란 나이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배움과 열린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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