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젠젠 Mar 26. 2023

여행지를 기억하는 방법



여행지에서 기억. 그날, 그곳에서의 여운을 간직하고 싶어 자석을 구매한다. 작은 기념품 하나일 뿐이지만 일상으로 돌아와 그 자석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그날, 그 장소가 불현듯 떠오른다. 그러다가 여행지에서 찍었던 사진첩을 열어보면서 이땐 이랬었지 추억을 더듬어 본다.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들 생각이 나 오랜만에 안부를 묻는다. 여행은 이렇게 관계를 돈독히 해주곤 한다.

 

하루가 무료하고 고단할 때, 내가 다녀온 여행지를 추억하며 나는 자석을 바라본다.


자석을 고르던 상점, 나누었던 소소한 대화, 그날의 분위기가 함께 떠오른다. 어느 물건에 손이 닿으면 그 물건에 깃든 모든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듯. 마법 같은 순간이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길거리 상점에서


자석 가판대 앞에 서면 우선 매우 흥분된다. 이걸 살까. 저걸 살까. 다 이뻐 보이고 다 데려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다지 착하지 않은 가격에 두어 개 정도 구입하는 걸로 나 자신과 타협한다. 그러다가 또 다른 데서 결국 또 사 버린다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아쉽게 놓친 것도 있고, 더 사지 못해 아쉬움도 있다. 왜 이렇게 집착하게 됐나 싶다.


유럽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자석들


최대한 방문한 모든 도시에서 자석을 사려고 애쓴 덕분에 꽤 많은 자석을 모았다. 비록 냉장고 한 면이 약간 벗겨져서 속상하긴 하지만, 가득 채워진 알록달록한 자석들을 보면 행복함이 더 크다. 


내가 그곳에 있었다는 증거품이 바로 이거다. 나에게 작품이고 보물이다. 


내 소중한 보물들


테이블에 앉아 가만히 바라보면 하나, 둘, 각각의 자석에 스며든 이야기가 떠오른다. 여행지의 추억, 그리움, 행복함, 벅차오름까지. 온갖 감정들이 아스라이 느껴진다. 사 오길 참 잘했다.


앞으로의 여행지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자석들이 벌써 기대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의 밀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