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찍을 사람이 없다고?

"뽑을 사람이 없다"라는 말에서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

by 찡따맨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뽑을 사람이 없다." 이 말이 시간이 지나도 그 어느 유행어보다 더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말은 냉소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누군가의 무력감이기도 하고 리더십에 대한 회의가 담겨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말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뽑을 사람이 없다."라고 말을 한 다음 그 어떤 질문도 던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매 선거 때마다 비슷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정치권은 과거와 달라진 것 없이 갈등만 되풀이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후보들은 유권자의 삶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그렇게 정치 관련 뉴스는 연일 사소한 말싸움이나 흠집 내기에 집중할 뿐입니다. 국민들 또한 이러한 뉴스만 보느라 정치인의 흠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나,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정책에 대해서는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정치판에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게 애초에 사치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정말 뽑을 만한 사람이 없었던 걸까?" 생각해 보면 우리 주위만 둘러봐도 훌륭한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공적 마인드로 무장한 사람, 거짓말 치지 않는 사람, 고집부리지 않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일에 끝까지 책임질 줄 아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사실 미국의 역사에 남은 위대한 리더들 또한 처음부터 리더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공동체 내에서 치열하게 살았고, 사람들의 고통을 감당하며, 시민들의 신뢰를 서서히 쌓아간 이들이었습니다. 링컨, 루스벨트 같은 인물들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국민들은 연설보다 태도를 먼저 보았으며, 비전보다 실천한 것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시대의 리더십이란 지지율과 구호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긴 시간 동안의 책임 그리고 부지런한 성찰과 경청을 통하여 다듬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도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정치인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삶을 얼마나 들여다보았는지 말입니다. 정책의 뼈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유튜브 쇼츠 영상으로 판단하는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약보다는 말발, 실천보다 이미지, 사람보다 정당을 보고 끌렸던 적은 없는지 다시 되물어봐야 합니다.


"뽑을 사람이 없다."라는 말은 우리 스스로가 리더를 만들 환경을 조성하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정치와 리더십이라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도자 한 명의 자질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를 선택하는 시민들의 기준과 태도입니다. 그것이 그 사회의 품격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정치인은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걸 바랐다면, 히어로 영화를 그만 보시는 걸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유권자가 진심으로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고, 유권자는 원하는 것을 향해 선택하고 행동할 때에야 진정한 리더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다 별로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다 별로다."라고 말하고 나서 그다음으로 이어갈 문장을 생각해야 합니다. "다 별로다. 그런데 나는 어떤 사회를 원하고, 어떤 기준을 우선시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 질문은 단지 대통령 선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곧 다가올 총선에도 이 질문은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은 국가를 움직이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정책을 결정합니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는 사람이며, 해결할 의무를 지닌 이들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대통령 선거보다 총선을 더 가볍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정치는 총선에서 시작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강한 국회 없이 강한 대통령은 존재할 수 없으며, 건강한 시민이 없다면 강한 국회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대통령 선거 때와 같은 냉소에서 참여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는 냉소적인 말을 던지기 전에, 우리가 정치에 대하여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를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에이브러햄 링컨의 고뇌도 볼 수 없을 것이며, 프랭크 루스벨트의 결단 그리고 린든 존슨이 사적인 감정을 억누르고 추구한 의무도 우리에게는 닿지 않을 뿐입니다. 그렇게 우리 사회를 이끌 리더들은 조용히 자취를 감추고 시끄러운 협잡꾼들이 대통령 선거에 나서게 됩니다.


"찍을 사람이 없다."라는 짧은 탄식은 더 나은 정치를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정당보다 이력을, 공약은 실현 가능성을, 지역사회 활동과 실천들을, 뉴스는 소비가 아닌 검증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 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