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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 나은 곳으로 끌고 갈 질문.

닐 도널드 월쉬, <미래 인간 선언문>

by 찡따맨
미래인간 선언문.jpg 닐 도널드 월쉬, <미래 인간 선언문>, 이선미(옮긴이) 판미동, 2014


누군가는 삶을 버겁다고 말합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감을 때까지 버티는 것의 연속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는 고요한 것 같지만, 파국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닐 도널드 월쉬의 <미래 인간 선언문>은 파국을 위기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환의 시작점이라는 것입니다. 무너지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솟아오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위로의 문장만 늘여놓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우리가 스스로 답하도록 이끌어줍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왜 여기 있는가?" 이 질문은 상당히 철학적이면서도 추상적입니다. 다만 이 질문은 상당히 근원적입니다. 우리는 늘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먼저 내가 누구인지를 질문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 질문이 설교형이 아니라 대화 형식에 가깝다는 데 있습니다. 고로, <미래 인간 선언문>은 어느 꼰대가 혼자 떠들면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입하려는 책이 아닙니다. 반대로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실제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화를 들여다보면 평온하지 않습니다. 찬반이 오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저자는 절대 흔들리거나 물러서지 않습니다. 그는 항상 질문을 던집니다. "그 믿음은 어디에서 왔나요?" 이 질문은 신념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뒤흔들게 만듭니다. 저자는 기존의 종교와 철학, 사회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들여다본 다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줍니다. 이를 통하여 독자는 자기 자신을 그리고 자신이 속한 문화와 공동체를 다시 보게 되는 시선을 얻게 됩니다.


이 책은 크게 일곱 가지의 질문이 있습니다. 질문은 상당히 단순하지만 깊은 생각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건 단순 오늘 저녁 메뉴를 묻는 게 아닙니다. 내 삶의 방향성을 묻는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삶이 달라진다고. 그리고 이 질문은 가벼운 사고실험 정도가 아닙니다. 독자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생각 도구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책은 이러한 질문들을 던진 뒤에 미래 인간 선언문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선언문은 마치 기도문과 유사하지만 실제는 행동 강령에 가깝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어린 시절 자신이 품고 있던 두려움 그리고 이로 인해 만들어진 신에 대해 말하는 대목입니다. 신은 감시하는 존재에 가까웠기에 자신을 늘 숨겼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신은 자신이 만들어 낸 두려움의 산물이라는 걸 깨달은 뒤에 완전히 다른 존재로 구성합니다. 이는 단순 개인의 경험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가 품고 잇는 신념의 형성 과정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어줍니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은 철학적인 영역을 넘어선 영성서에 가까워집니다.


<미래 인간 선언문>이라는 책에서 그려진 작가의 세계관은 명확합니다. 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님 , 삶은 무작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세계를 대화창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그 창에서 질문과 답 그리고 이해와 공명이 끊임없이 연결되고, 이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진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저자는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책에 인용할 만한 구절은 딱히 없었습니다. 자기 개발서에서 볼 수 있을 만한 문장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변화는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나는 바로 그 순간에서 시작됩니다." 이 문장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다만, 이 문장에는 시간의 개념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선택 그리고 미래의 방향을 한 문장 안에 녹아낸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는 매력적인 문장이지만 딱히 인용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고로, 이 책이 말하는 변화라는 것은 결국 외부로부터 강요된 게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기억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하나의 자기 개발서 정도로 볼 수 있으나 꼭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 인식의 각성을 위한 하나의 지침서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어느 자기 개발서처럼 강요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질문만 던질 뿐입니다. "너는 어떤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나요?" 같은 질문에 답을 하는 순간, 나는 어제와 다른 내가 되는 것입니다.


<미래 인간 선언문>이라는 책은 삶을 새롭게 구성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매력적인 책입니다. 누구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멈칫하셨을 분들 그리고 신앙과 철학, 사회적 틀에 갇혀 진짜 나를 마주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권장하고 싶습니다.




20250615_181008.png 6월 15일 알라딘 회원 중고가 기준


중고가가 꽤 비싸네요. 왜 비싼지 모르겠습니다.

뭐 올리는 사람 마음이겠죠.


그것보다 이것도 벌써 30화를 다 채웠네요

30화는 너무 짧은 것 같은데

브런치에서 100화로 바꿔주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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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