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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픈옹달 Sep 06. 2019

공항에서

공항은 한산합니다. 여느 때보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월하게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있어요. 비행기를 타기 전 짧은 시간을 두고 무엇이라고 써야지 하는 생각에 잠깐 짬을 내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자리에 앉아서 기사를 읽었습니다. 스스로 중국인이 아니라 생각하는 홍콩인들이 많다고. 아마도 이 정체성의 문제는 홍콩을 이야기하는데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중국인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 중국인이 아니면 무엇이냐. 홍콩인이라 하면 쉽겠지만 그다음의 대답은 쉽지 않습니다. 홍콩 국민이라 할 수 없으니까요. 중국이 아니라면, 중국에서 벗어난다면 홍콩의 정체성은 무엇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그것이 우리 87처럼, '민주주의 시민=근대국가 국민'의 정체성은 아닐 것입니다.



돌아보면 저에게 중국은 늘 복수의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통과 현재, 미래가 뒤섞인, 다양한 민족, 언어, 종교, 인종이 뒤섞인... '하나의' 중국이란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과연 성공할까? 실패할까. 역사를 보면 늘 두 가지 힘이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중앙으로 끌어들이는 힘과 주변으로 흩어지는 힘.


중국을 계속 가려는 것은, '하나의' 중국이 아닌 복수의 중국, 다층의 중국, 한마디로 포착되지 않는 중국의 이면을 읽어려함입니다. 역사에 숨어 있고, 문화에 깃들여 있으며, 현재 사람들의 언어와 표정에 살아 있는 어떤 가능성, 혹은 물음표. 


오늘 일정은 칭다오를 거쳐 정저우 그리고 링바오로 떠나는 일정입니다. 칭다오에서 항공편을 경유하고, 정저우에서는 고속 열차를 탑니다. 하루 긴긴 여정이 될 텐데 정작 재미있는 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다리면서 틈틈이 뭐라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찰나의 생각, 길 위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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