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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하려면 너를 탓해라

선농인문학서당 '나는봄'의 글쓰기

by 기픈옹달

‘효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라. 단순히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만 있다면 효자가 될 수 있는 것일까?


효자는 공경하는 마음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입으로만 효도를 말한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생일을 축하한다는 둥, 사랑한다는 둥. 영혼 없고, 의미 없는 형식적인 말을 내뱉으며 효도했다고 치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효도라고 할 수 있을까?


진심으로 부모를 공경하며, 사랑과 존경심을 온 마음을 다해 표현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효도이다. 형식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여러 번 한다고 해서, 그저 비싸기만 한 선물을 주며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긴다고 해서, 부족한 사랑과 얼마 남지 않은 존경심이 더 생겨나기라도 할까? ‘효도’라는 것은 진심 어린 사랑과 부모를 향한 존경심이 튼튼한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 기반을 토대로 용기를 내어 실천으로 옮겼을 때 비로소 효도라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변명과 선물 속에 숨겨 전하는 가짜 효심 속에 진심이 얼마나 될까. 아마 너무 작아서 여러 번이고 들여다보아야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사자에게 부모님을 사랑하긴 하느냐고 물어야만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너무 바빠서 부모님을 찾아뵐 시간이 없다고, 그렇지만 부모님을 향한 자신의 사랑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힘든 일상에 치이다가도 ‘어머니’, ‘아버지’라는 단어를 보면 눈물을 흘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힘든 일상 속에서 진심으로 부모를 그리워했다면 연락이라도 한 번하고, 집에 한 번이라도 찾아가야 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여러 핑계를 대며 형식적으로만 효도를 행하고, 비싼 선물 속에 이 의미 없고 형식적인 사랑을 꾸깃꾸깃 욱여넣는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효도는 진정한 효도가 아니다.


맹자는 가장 큰 효도가 부모를 평생 사모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평생 사모하기만 하는 것을 효도라 할 수 있을까? 마음을 표현하는 실천이 있어야만 한다. 실천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실천하고 끝까지 마음 전하는 행동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화려한 겉모습만 신경 쓰지 마라. 화려한 겉모습은 분명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 수는 있겠지만, 마음까지 끌어당길 수는 없다. 화려하고 거창한 포장지 속에 자신의 부족한 사랑을 억지로 숨기지 말고, 부족한 마음이라도 입 밖으로 내뱉어 부모님께 나의 진심을 알게 해야 한다. 말하지 않고, 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말들이 있다. 후회하기 전에, 그로 인해 슬퍼하기 이전에 우리는 용기를 내어 진심을 고백해야 한다.


시대가 바뀌어 담백하게 진심을 전하는 말이 그저 부끄럽고, 어색하기만 한 것이 되었다. 마음을 꼭꼭 담아 눌러쓴 손편지는 귀찮고, 번거롭게 여겨져 더 이상 오가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가끔 옛 방식을 따라 마음을 전하면 어떨까. 우리는 누가 효자인지 어떤 행동을 해야 효자가 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용기를 내어 우리의 진심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은 효도라는 것은 알고 있다. 지금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제대로 진심을 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무엇도 탓하지 마라. 표현하지 않은 지난날의 너 자신을 탓해라.



선농인문학서당 '나는봄'의 글쓰기




* 서울사대부고 선농인문학당에서 쓴 글입니다.

* <오늘을 읽는 맹자>를 읽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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