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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픈옹달 Mar 06. 2021

장자익서 - 초횡약후

번역해보자

장자강독(https://zziraci.com/lecture/duzhuangzi)에 따라 장자 텍스트를 옮깁니다.
번역에 대한 문의는 댓글로 남겨주세요.


장자익서

莊子翼敍


노자는 주나라 말기에 살았는데, 상하편의 책을 지어 도/덕의 뜻을 밝혔다. 관윤자, 장주(장자), 열어구, 항창초, 장주는 모두 그의 제자였다. 

老子在晚周。著書上下篇。明道德之意。而關尹子。楊朱。列御寇。亢倉楚。莊周。皆其徒也。


제자 가운데 양주만 글이 없었다. <열자>는 진晉 말기를 살았다. <열자>가 유통 되었는데, 아마도 훗날 사람이 장자의 글을 모아 보충하여 책으로 엮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사공(사마천)이 열전을 지을 때 열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諸子唯楊朱無書。列子在晉末。書始行。疑後人取莊子之文。足成之者。故太史公作列傳。不及列子。

* 足成 : 补足凑成。/ 补充使足数;补充使完整。 보충하여 완성하다. 


<항창자>는 당대 왕사원이 지은 것이다.

亢倉予唐王士源所蓍。


<관윤자>는 매우 허황되다. 아이, 선녀, 쥐문, 흙인형 따위에 대해 말하는데, 노담(노자)의 때에는 이것들이 없었으니, 관윤자 역시 후세의 도를 안다는 선비들이 이름을 빌려 지은 것으로 진짜가 아니다.

關尹子書甚高。顧嬰兒。蕊女。呪誦。土偶之類。聃時尚無之。亦後世知道士所託為。非其真也。

* 蕊(예) : 꽃술


옛날에 전해지던 <장자>는 53편이었는데 지금은 33편이 남아 있다. 외/잡편 가운데는 거짓된 내용도 있으나 내편은 확실히 장자가 아니면 지을 수 없는 글이다. 그러니 노자 제자 가운데 세상에 글로 전해지는 것은 오직 장자 뿐이다.

莊子舊傅五十三篇。今存三十三篇。外雜篇間有疑其偽者。乃內篇斷斷乎非蒙莊不能作也。然則老氏門人之晝傳於世者。獨莊子耳。


앞서 나는 <노자익老子翼> 몇 권을 엮었는데, 다시 <장자의소莊子義疏>를 읽고 뜻에 맞는 것을 뽑아 이 책을 엮어 <장자익>이라 이름을 붙인다. 

余既輯老子翼若干卷。復取莊子義疏讀之。采其合者為此編。亦名之曰莊子翼。


공자에게 맹자가 있는 것처럼 노자에게는 장자가 있다. 노자와 공자는 같은 시대였고, 장자와 맹자도 같은 시대였다. 그러나 공자와 맹자는 노자와 장자를 비판하지 않았다.

夫老之有莊。猶孔之有孟也。老子與孔子同時。莊子又與孟子同時。孔孟未嘗攻老莊也。


세상의 학자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소리가 적지 않다. 공자와 맹자가 있음(有)을 중시하고, 노자와 장자가 없음(無)을 중시했다고 하며 어찌 이들 사이에 다름이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아! 공자와 맹자가 없음(無)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아니거늘!

世之學者顧誻誻然沸不少置。豈㠯孔孟之畫詳於有。而老莊詳於無。疑其有不同者歟。嗟乎。孔孟非不言無也。

* 誻(답) : 잔말하다.


없음은 바로 있음에 달려있다. 공자와 맹자는 세속의 널리 알려진 것으로 이를 설명하였는데, 바로 '일상의 것을 배워 고매한 것을 깨우침(下學而上達)'이 그것이다. 

無即寓於有。而孔孟也者。姑因世之所明者引之。所謂下學而上達者也。

* 寓(우) : 의탁하다.


노자와 장자는 당시 공자와 맹자 무리들이 있음에 매달려 깨우치는 자가 적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반드시 없음을 깨우친 뒤에 있음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간략한 말로 이를 설명하여 공자와 맹자의 부족한 부분을 돕고자 하였다.

彼老莊生其時。見夫為孔孟之學者。局於有而達焉者之寡也。以為必通乎無而後可以用有。於焉取其所略者而詳之。以庶幾乎助孔孟之所不及。


인의예악과 같은 것들은 이미 공자와 맹자가 누차 이야기했거늘 내가 또 쓸데없이 말을 덧붙여 무엇하겠는가. 

若夫仁義禮樂云云者。孔孟既丁寧之矣。吾復贅而言之。則何為乎。

* 贅(췌) : 혹


이것이 노자와 장자의 훌륭한 뜻이니 억지로 고매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此蓋老莊之雅意而。非其創為高也。

* 創(창): 상처


만약 그렇지 않다면 '형체 앞에 있는 것을 도道, 형체 뒤에 있는 것을 기器라 이른다'라는 유가(孔孟)의 말에 대해, '도道/기器를 유有/무無라 하고 위아래로 바뀌는 것이 오묘하게 돌아간다'라고 하는 것은 엉뚱한 풀이에 불과할 것이다.

不然形而上者謂之道。形而下者謂之器。此孔孟之言也。今第易道器為有無。轉上下為徼妙。其詞異耳。

* 徼(요) : 돌다


엉뚱한 풀이라며 노자•장자의 뜻이 공자•맹자의 뜻과 같다는 것을 비난하며 공격하는 자들이 있다. 이는 그들 자신에게 문제있기 때문이지, 어찌 노자•장자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겠는가.

以其詞之異。而害其意之同。是攻之者之自病也。曾足以病老莊乎。


공자와 맹자 그리고 노자와 장자는 배우는 자들이 그 본성에서 어긋나는 것을 걱정하였다. 이에 글을 지어 그들을 깨우쳐 주고자 하였다. 제 본성을 돌아볼줄 모르며, 같고 다름을 세세히 따지는 것 따위는 내가 아는 일이 아니다.  

孔孟老莊閔學者之離其性也。而為之書以覺之。不知反其性。而曉曉然異同之辨。非余之所知也。


*旹(시) : 때


만력 무자戊子(1588년) 인일人日

萬曆戊子人日


초횡약후 씀

焦竑弱侯書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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