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해보자
장자강독(https://zziraci.com/lecture/duzhuangzi)에 따라 장자 텍스트를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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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찍이 언영과 오월의 여러 명승지를 둘러보고 세속을 떠나 사는 방외거사(方外居士)를 만났다. 문득 황로黃老의 일을 이야기했는데, 또 장자를 읽기를 좋아하였다.
余嘗博遊鄢郢吳越諸名勝。遇方外士。輒譚黃老之事。且性嗜讀莊子。
* 鄢(언) : 지명
장자의 수 많은 글은 노자의 허무와 자연스러운 도덕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莊子數萬言。無非明老氏之虛無。道德之自然也。
그러나 처음 읽을 때에는 멍하니 이해하는 게 없었다. 오래 읽으며 그 뜻을 깊이 음미해보니, 그 뜻이 크고 넓어 종횡무진하며 변화무쌍하고 미묘하게 통하는 바가 있었다. 그 말은 마치 세상의 법도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나 '도'를 깊이 체득하고 있었다.
然初讀之。猶塊然無得。久之乃深味其旨。弘博縱恣。奇詭變化。而玄通微妙。語若不經。而深有得於道者。
* 不經(불경) : 상도에 벗어남
내가 장자의 마음을 생각해보니 허름하고 가난한 삶을 살고 있었으나 홀로 유유자적하며 살았다. 생사를 무시하였으니, 천지와 함께하고 신명과 아울러 살아가니 어찌 헛된 말이겠는가!
吾憶蒙莊胸次。則誠陋羣品。而遊獨化。外死生無終始。所謂與天地並神明往。豈虛語哉。
* 憶(억) : 생각하다.
그러므로 지금 장자를 읽어보니 문득 몸과 정신이 자유로이 날아가고 마음이 넉넉하며 깨끗해지니 티끌같이 지저분한 것 따위를 잊어버리게 된다.
故至今讀其書。輒形神飛動。襟度灑然。而有忘形塵垢之外者。
* 襟度(금도) : 남을 용납할만한 도량
이러므로 위나라 진나라 사이의 여러 이름난 선비들은 말이 고아하고 맑으며, 뜻이 넓고 호쾌하니 모두 이 장자로부터 나온 것이다. 선도를 닦는 이들의 말과 일도 반드시 <장자>를 으뜸으로 삼는다.
是以魏晉間諸名流。雅尚清言。恣情曠達。咸自此出。而仙家者流語道業。必宗之。
그러므로 예나 지금이나 유가의 가르침을 외치는 자들은 늘 장자의 뜻을 탐구하고는 기이하다고 여기지 않은 이들이 없었다. 어찌 세속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이 아니겠는가!
即古今以儒術鳴者。往往探其旨趣。未嘗以為異也。豈非有資于世教者哉。
그러므로 맹자가 이단을 극력 배척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으면서도 그 때에 장자를 한 마디도 비난하지 않았다. 공자가 노자를 존경한 것처럼, 맹자가 장자를 인정하였다. 그들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으니 어찌 의심할 것인가.
故子輿氏力排異端為事。當時未嘗一書非之。夫子輿之右漆園。猶大成之尊柱下。其不與吾道異也奚疑。
*排(배) : 배척하다.
후세에 장자를 풀이하는 자들이 수십 학파나 되나 대체로 쓸데 없이 보잘것 없으니 그 핵심을 얻지 못한 이들이 많다. 더욱 아리송한 말이도다.
嗟夫後之解莊子者。無慮數十家。率曼衍支離。多不得要本。茲又寓言之寓言哉。
* 茲(자) : 더욱
나는 매번 책을 매만지면서 이를 안타까이 여겼다. 지금 초횡약후가 두루 주注와 소疏를 취하고 장자와 합치하는 부분을 뽑아 장자익을 지었다. 훗날 이를 읽는 자들이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함께 적어 서문으로 삼는다.
余每撫卷惜之。乃今焦弱侯徧取注疏。誦述錄其與莊合者為莊子翼。庶幾後之讀者。其有所折衷乎。余故並刻而為之敘。
* 徧(편) : 두루
만력 무자戊子(1588년) 청명일清明日
萬曆戊子清明日。
왕원정 맹기 적다.
王元貞孟起父書印
* 父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