宴桃園豪傑三結義 斬黃巾英雄首立功
삼국지 강독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문과 영어로 읽는 삼국지는 어떤 모습일까요? 전문을 모두 보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는 힘드니 일부를 뽑아 비교하며 읽어봅니다. 한문은 '모종강평본'을 영문은 Moss Roberts의 <Three Kingdoms>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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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읽을 삼국지는 총 120회로 되어 있습니다. 이 120회 삼국지를 매주 1회씩 읽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1회에는 저 유명한 도원결의가 있습니다. 유관장 삼형제와 조조가 황건적을 무찌르고 공을 세우는 내용도 있지요.
宴桃園豪傑三結義 斬黃巾英雄首立功
Three Bold Spirits Plight Mutual Faith in the Peach Garden;
Heroes and Champions Win First Honors Fighting the Yellow Scarves
각 회에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첫회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宴桃園豪傑三結義 斬黃巾英雄首立功' 여기서 '도원桃園'은 바로 도원결의의 그 도원, 복숭아 동산을 말합니다. '호걸豪傑'이란 당연히 유비, 관우, 장비를 가리킵니다. 참고로 원문에서 주로 유비는 현덕玄德, 관우는 관공關公으로 소개됩니다. 장비는... 그냥 장비로 나와요.
'황건黃巾'은 누런 수건을 머리에 쓴 도적무리를 말합니다. 흔히 황건적이라 말하지요. 1회에서부터 유비 삼형제는 장각, 장량, 장보 형제와 싸워 무찌르는 위엄을 보입니다. 아무리 도적떼라지만 관군이 쩔쩔매는 이들을 혼쭐 내지요. 이는 갑자기 튀어나온 조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話說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Here begins our tale. The empire, long divided, must unite;
long united, must divide. Thus it has ever been.
周末七國分爭 并入於秦
In the closing years of the Zhou dynasty, seven kingdoms warred among themselves until the kingdom of Qin prevailed and absorbed the other six.
及秦滅之後 楚漢分爭 又并入於漢
But Qin soon fell, and on its ruins two opposing kingdoms, Chu and Han, fought for mastery until the kingdom of Han prevailed and absorbed its rival, as Qin had done before.
'分久必合 合久必分', 나뉜 것이 오래되면 반드시 합치고 합쳐진 것이 오래되면 반드시 나뉜다. 이 말로 <삼국지>가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삼국지>를 꿰뚫고 있는 문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예로 전국시대를 재패한 진秦과 진을 이어 천하를 재패한 한漢을 예로 듭니다. 자연스레 독자는 두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말漢末, 이 천하는 다시 어떻게 나누어질까? 한편 이 나누어진 천하는 어떻게 합쳐질까?
念劉備 關羽 張飛 雖然異姓 既結為兄弟 則同心協力 救困扶危
We three, though of separate ancestry, join in brotherhood here, combining strength and purpose, to relieve the present crisis.
上報國家 下安黎庶
We will perform our duty to the Emperor and protect the common folk of the land.
不求同年同月同日生 但願同年同月同日死
We dare not hope to be together always but hereby vow to die the selfsame day.
皇天后土 實鑒此心 背義忘恩 天人共戮
Let shining Heaven above and the fruitful land below bear witness to our resolve. May Heaven and man scourge whosoever fails this vow.
1회의 다양한 내용 가운데 유비 삼형제의 저 맹세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삼국지>의 첫 매력은 의義로 맺어진 유관장 삼형제의 이야기지요. '不求同年同月同日生 但願同年同月同日死' 같은 날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같은 날 죽기를 원한다는 이들의 맹세는 분명 적잖은 울림을 던져줍니다.
한편 이들이 의형제가 된 것은 '上報國家 下安黎庶'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에게 편안한 삶을 주기 위해서라 설명합니다. 후한 말기의 난세 속에서 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나라와 백성을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1회부터 심연에 흐르는 정통론을 여기서 만나게 됩니다.
子治世之能臣 亂世之奸雄也
You could be an able statesman in a time of peace or a treacherous villain in a time of chaos.
그러나 <삼국지>에는 유관장 삼형제만 있는 건 아닙니다. '治世之能臣 亂世之奸雄',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 조조가 있습니다. 허소許劭가 조조의 관상을 보고 했다는 저 말은 매우 유명하지요. 저 말 때문에 조조는 능신이 될 것인가 간웅이 될 것인가를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지곤 합니다. 물론 그의 선택은 후자가 되지요.
<삼국지> 원문에서 그려내는 유관장의 모습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관군을 모집하는 방을 보고는 대번에 셋이 의형제를 맺지요. 대체 무슨 이유로 유비가 첫째가 되었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조조에 대한 묘사는 매우 세밀합니다. 어린시절 부터 자유분방하며 임기응변에 능한 모습을 자세히 담아내었습니다. 자신을 타이르는 삼촌을 골탕 먹인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걸출한 인물임을 감추지 않습니다.
1회에 등장하는 인물은 이 외에도 여럿 있습니다. 노식과 동탁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이들을 모두 다루면 끝도 없이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이만 줄입니다. 120회를 어찌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한 걸음을 떼어 봅니다.
강독회 자료와 강독회를 녹음한 음성 파일을 아래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