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픈옹달 Dec 17. 2021

취투부 구독자 배가 운동

!!굳세어라 독립연구자!! 자발적 이벤트 2

망망대해로 나가


처음엔 얼마나 낯이 화끈거렸는지. 어디에다 눈을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말은 버벅대지 등에서 식은땀은 흐르지, 몇 안 되는 실시간 시청자 숫자가 하나씩 빠질 때마다 철렁 가슴이 내려앉지. 


유튜브를 해보라 권하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꾸준히 하면 된다더라. 자기 콘텐츠가 있으니 해볼 수 있을 거야. 요즘엔 자기 채널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등등. 그러나 어떻게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데는 별로 없었습니다. 


전공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연구자는 신문물과 친하지 않습니다. 중국철학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까요? 코 끝에 시선을 모으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낮고 규칙적인 소리로 옛 성인의 글을 읽는 사람이 유튜브라니요. 그곳은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게다가 탐욕과 거짓이 판치는 곳 아닙니까.


유튜브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축구 관련 영상을 보기도 하고, 시사 관련 클립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유튜브와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더군요. 그래도 매체의 문법에 익숙해지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편집은 정말 고역이었어요. 영상의 배나 되는 시간을 할애해야 하며, 나름의 기술적인 지식도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결국엔 편집은 포기하고 강의하고 활동하는 내용을 아카이빙하는 곳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몇몇 강의는 유튜브를 통해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온라인 매체가 두렵지 않습니다. 유튜브, 줌, 클럽하우스 등 여러 매체에 대한 경험치를 두루 쌓았다는 것이 올해의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니 나름의 결과물이 추려집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오프라인에서는 만날 수 없는 분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대면 관계는 줄었으나 온라인 네트워크는 늘었다고 할까요? 


유튜브 채널을 연 것은 꽤 되었는데, 영상도 꽤 많은데... 구독자수는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12월 17일 현재 597명입니다. 구슬은 꿰어야 보배라지만, 유튜브는 구독자 1,000 명이 넘어야 수익이 납니다. 몇 푼이라도 벌려면 구독자 1,000명이 넘어야 해요. 하여, 구독자를 모십니다. 무작정 구독, 좋아요를 눌러달라는 것은 아니고 다음과 같은 콘텐츠가 있답니다.



취투부의 콘텐츠


채널 이름 취투부는 '취두부'와 '유튜브'의 합성어입니다. 결코 잊히지 않는 특별한 채널이었으면 해서 이렇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


사마천의 인생극장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5z5qgRR7h56fl8a1I0q_W1kCCK115lAT

올여름, 동대문도서관에서 강의한 내용을 남겨두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 가운데 주요 부분을 뽑아 소개하는 강의입니다. 방대한 <사기> 속에서 알짜배기를 골라 소개했습니다. 총 7강. 고대 중국사의 다양한 인물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여섯 꼭지로 읽는 중국 철학사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5z5qgRR7h57p0LLOsdc-ZeuIR00CaVcn

2020년 여름, 같은 도서관에서 강의한 내용입니다. 방대한 중국철학사를 간단히 훑어보았습니다. 춘추전국에서 시작해서 현대 중국의 성립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흐름에 주목했습니다. 개별 철학자 혹은 개념에 치우치지 않고,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중국 철학의 변천을 소개한 강의입니다. 총 6강. 



밤밤고전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5z5qgRR7h55n4PqD4FanKGGo4TwlT5Wx

매일 밤마다 클럽하우스에서 고전을 읽고 이야기했습니다. <장자>, 루쉰 문집, <사기>... 최근에는 <노자>를 완독했습니다. 클럽하우스를 주매체로 하기 때문에 클럽하우스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습니다만, 매일 꾸준히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꼼꼼하게 준비하지 않고 그때그때 소통하며 진행합니다. 이번 주간에는 '겉핥기 중국철학사'라는 이름으로 철학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월~금 밤 10시~11시 30분



남산고전아카데미 - 논어강독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5z5qgRR7h54DoD0xlQH5goQh39wGUvF1

매주 토요일 오전, <논어> 본문을 강독하고 있습니다. 한문 원문을 읽고 풀이합니다.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 <논어> 본문을 모두 완독할 예정입니다. 공자와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 당시의 시대적 배경, 여러 번역의 차이 등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한문 원문으로 고전을 읽고자 하시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토 오전 10시~12시

 


독립연구자 / 크리에이터??


독립연구자는 무엇을 먹고사나? 코로나 상황은 이 질문을 날카롭게 던집니다. 강의할 수 있는 조건이 사라진 상황에서 어떻게 자기 역할을 찾을 수 있을까. 엄혹한 상황은 삶을 양 극단으로 몰아내기 마련입니다. 기존의 연구자들이 출판과 강의로 먹고살았다면 독립연구자도 똑같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생존에 대한 질문은 물론, 지식의 생산, 유통, 소비 모두가 고민입니다. 이 생경한 상황은 날 것의 질문을 마구 퍼붓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유튜브를 이용해 더 활발한 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그것이 독립연구자로서의 활동일지,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종으로서의 활동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생존을 위해 자기 변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텅 빈 주머니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돈 따위는 상관없다며, 자본주의 사회를 엿먹이고자 했던 청춘의 호기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그때의 삶이 있었고 지금은 지금의 삶이 있는 건 아닐까. 그 시절을 치기 어린 낭만으로 생각하지도 않으며, 오늘날의 분투를 구차한 속물의 생존으로 폄하하지도 않으렵니다. 우물쭈물 회의하고 헤맬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 보렵니다.


그러니 우물쭈물 갈등하지 말고 구독! 취투부 좋아요!!


https://www.youtube.com/zzirac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