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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픈옹달 Jan 18. 2022

삼고초려, 용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다

각양각색 삼국지 3강

1. 천하제일의 무장


<삼국지>에는 정말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어찌나 많은 영웅이 등장하는지 헤아리기 힘들 지경이랍니다. 군주로서 꿈을 펼친 인물도 있고, 무장으로 전장을 누빈 장수도 있습니다. 꾀를 내어 전략을 세우는 모사도 있어요. 덕분에 <삼국지>를 읽으면 저마다 좋아하는 인물이 다르답니다. 


여러 군주 가운데 동탁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한나라 말의 혼란을 틈타 권력을 손에 쥔 인물이었어요. 어찌나 강력한 권한을 손에 쥐었는지 황제 앞에서도 제멋대로 행동할 정도였답니다. 당시 황제는 어린 데다 곁에 힘이 되어줄 만한 인물을 데리고 있지도 못했어요. 황제조차 동탁의 눈치를 보아야 했어요. 동탁이 제멋대로 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천하제일天下第一의 무장을 데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포라는 이름의 장수였어요. 


그는 빼어난 무력으로 크게 이름을 떨쳤습니다. '인중여포人中呂布 마중적토馬中赤兔'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답니다. '인중여포人中呂布'란 사람(人) 가운데(中)는 여포呂布가 제일이라는 뜻이예요. '마중적토馬中赤兔'란 여포가 탔던 이름난 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말(馬) 가운데(中)는 적토마(赤兔)가 제일이라는 뜻이예요. 적토마는 이름처럼 붉은(赤) 털빛을 가진 말이었습니다. 마치 불처럼 타는 듯한 모양이었다고 해요. 어찌나 빠른지 하루에도 천리를 달릴 수 있을 정도였다나요.


황제를 무시하는 동탁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힘을 모아 동탁을 공격하기로 합니다. 동탁을 몰아내기 위해 곳곳에서 군대가 모였어요. 그러나 이들은 동탁을 꺾지 못했습니다. 바로 여포의 활약 때문이예요. 어찌나 강했던지 여포와 맞서 싸우면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이때 활약을 펼친 인물이 바로 지난 시간 우리가 만난 유-관-장 삼형제였어요. 그러나 이 셋도 여포를 쉽게 꺾지는 못했습니다. 장비가 먼저 여포를 맞아 싸웠지만 도리어 여포에게 당할 뻔했어요. 이에 관우가 도우러 달려옵니다. 2:1의 상황이 된 것이지요.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여포는 도리어 더 강한 힘을 내었습니다. 결국 유비까지 가세하여 3:1로 몰아붙인 끝에 여포를 상대할 수 있었어요. 비록 3:1의 싸움에 자리를 피해야 했지만 여포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2. 힘으로 안 되는 일도 있는 법


그렇게 강력한 여포도 <삼국지>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힘으로는 여포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지만 여포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동탁과 여포는 계약에 빠져 서로 갈라집니다. 결국 동탁과 여포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아요. 제 아무리 천하제일의 무장이라 하더라도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유비의 두 동생, 관우와 장비는 여포에 버금가는 무장이었습니다. 그들은 늘 전장에서 커다란 활약을 펼쳤어요. 그러나 여포의 예에서 보아 알 수 있듯, 힘으로 안 되는 일도 있는 법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래요.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한들, 어떻게 힘을 써야 할지 모르면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 뿐입니다. 유비도 그런 상황이었어요. 관우와 장비의 활약 덕택에 싸움터에서는 늘 공을 세웠지만 제대로 된 근거지를 갖지 못했습니다. 옆에서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어느 날 유비는 한 소문을 듣습니다. 시골에 '와룡'이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 있다는 거예요. 와룡臥龍이란 누워있는(臥) 용龍이라는 뜻이예요. 옛사람들은 용을 으뜸가는 동물이라고 상상했어요. 용은 구름을 뚫고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이 용은 누워있다고 해요. 왜 그럴까. 아마도 하늘로 날아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기회를 보아 제 재능을 펼치고자 했던 것이지요.


유비는 동생들과 함께 와룡선생을 찾아갑니다. 동생 장비는 유비와 함께 길을 가며 툴툴거렸습니다. 그까짓 인물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것을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오라고 부르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유비 생각은 달랐습니다. 오라가라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정성이 있어야 빼어난 인물을 자기편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았어요. 그러나 유비의 걸음은 허탕을 치고 말았습니다. 와룡 선생이 집을 비웠다나요.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합니다.


뒤로도 유비는 두번이나 더 찾아갔어요. 그럴 때마다 동생들의 불만이 쌓였어요.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 이렇게 수고롭게 오가야 하느냐는 것이지요. 세번째 와룡선생을 찾아갔을 때, 다행히 와룡선생은 집에 있었어요. 헌데 와룡선생은 낮잠중이었습니다. 성격 급한 장비는 직접 들어가 잠을 깨우려 했어요. 그러나 유비는 장비를 호되게 야단치며 말립니다.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이렇게 유비가 직접 세번이나 와룡선생을 찾아간 끝에 그를 자신의 편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세번이나 거듭 찾아간 이 일을 두고 '삼고초려'라고 해요. 지금도 상대의 마음을 사기 위해 직접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합니다. 소중한 것은 쉬이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삼고초려, 즉 유비가 직접 세번이나 찾아오지 않았다면 유비는 와룡선생을 얻지 못했을 거예요.


이 와룡선생의 이름은 제갈량, 제갈공명이라고 알려진 인물입니다. 과연 제갈량은 용에 버금가는 인물이었어요. 그의 계책으로 유비는 승승장구합니다. 드디어 자신만의 세력을 갖게 되었어요. 유비는 제갈량을 어찌나 아꼈는지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였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제갈량을 만나기 전까지 유비는 뭍에 나온 물고기 꼴이었다는 뜻이예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러나 제갈량을 만나자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자유자재로 노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유비는 제갈량 덕택에 당시에 강력한 두 세력이었던 조조, 손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천하는 셋으로 갈라진 꼴이 되었습니다. <삼국지>의 세 형제가, 삼고초려 끝에 셋 가운데 하나를 얻게 되었다니! 실제로 셋은 매우 절묘한 숫자랍니다. 옛 솥은 발이 셋이었어요. 세 발은 쉽게 한쪽으로 쓰러지지 않지요. 드디어 우리는 <삼국지> 속의 세 나라를 만나게 되었어요. 조조의 위, 유비의 촉, 손권의 오나라가 서로 힘을 겨루는 이야기. 다음은 적벽대전의 현장으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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