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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픈옹달 Feb 07. 2022

<논어> 단톡방으로 초대합니다

공자Talk논어Talk 1강

지금으로부터 약 2,500여년 전 공자孔子라는 인물이 있었어요. 그는 여러 제자를 거느리고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답니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는 매우 어지러웠어요. 많은 사람이 저마다 자기 생각을 주장하며 부국강병富國强兵, 부유한(富) 나라(國)가 되고 강력한(强) 군대(兵)를 거느릴 수 있을까 골몰하곤 했답니다. 그러나 공자의 생각은 좀 다른 데 있었어요.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가 되는 것보다는 바른 나라라 되는데 관심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바른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공자는 바른 나라가 되려면 우선 바른 사람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공자가 생각한 바른 사람을 군자君子라 해요. 공자는 군자다운 임금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던 거예요. 그러나 온통 실망스런 인물뿐이었어요. 그렇다고 꿈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공자는 군자다운 인물을 가르쳐 기르기로 하지요. 그렇게 공자는 여러 제자를 가르칩니다.


공자 곁에는 수많은 제자가 있었다고 해요. 사마천이라는 역사가의 말에 따르면 약 삼천 명의 제자가 있었답니다. 정말 많은 숫자이지요. 이 많은 제자 덕분에 어디서나 공자의 이름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자와 제자들은 큰 무리를 이루어요. 이 무리를 훗날 유가儒家라고 합니다. 유학자儒學者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거예요. 바로 공자의 가르침을 공부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사극에서 갓 쓴 선비들을 보았을 거예요. 그들 모두 유학자였답니다.


유학자들은 여러 책을 읽고 공부했는데, 그중에 <논어論語>라는 책이 있어요. 바로 공자와 제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공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해요. 우리가 앞으로 공부하라 책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책의 문장을 읽으며 공자와 여러 제자를 만날 예정이예요. 


하나 일러둘 것은 공자가 이 책을 직접 지은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자의 말을 기록한 책이지만 공자가 직접 쓰지는 않았어요. 그러면 이 책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맞아요. 공자의 제자들이 선생님의 말을 모아 후대에 엮은 책이랍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정리한 것은 아닌가 보아요. 왜냐하면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았기 때문이예요. 언제 이야기인지, 어디서 나눈 이야기인지, 누구에게 한 이야기인지 모르는 말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마도 이것은 책의 제목처럼 여러 인물이 서로 논쟁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자의 말을 정리했기 때문일 거예요. <논어>의 '논'은 토론討論이라는 뜻으로 서로 생각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입니다. '어'는 언어言語, 그러니까 말을 의미해요. 공자와 제자들의 말을 두고 토론하고 논쟁하였지만 제대로 매듭짓지 못했나 보아요. 그래서 약 480여 문장이 뒤섞여 전해지고 있답니다.


저는 <논어>가 공자와 제자들의 단톡방 같다고 생각해요. 여러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단톡방에 중간에 들어가 본 적이 있나요? 분위기도 낯설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도 도통 낯설고, 그렇지만 참여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이야기를 나누는. 그래도 참을성있게 기다리면서 찬찬히 이야기를 살펴보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알 수 있답니다. 우리도 그처럼 <논어>의 문장을 하나씩 읽으며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 예정이예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직접 그 대화에 끼어들 수 없다는 점입니다. 대신 우리가 서로 여러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요.


공자와 제자들의 단톡방, <논어>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만날 문장은 <논어> 책 처음에 실린 글이예요. 풀이하면 이렇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늘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않니? 멀리서 함께 공부하는 이들이 모였으니 즐겁지 않니?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기분 나빠하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니? 


<논어>를 읽는 사람은 누구나 만나는 문장이예요. 이 문장의 '학이시습지學而時習'를 줄인 말이 바로 '학습學習'이랍니다. 배움을 의미하는 말로 지금도 쓰이고 있지요. 그렇게 공자는 '배움'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이야기한 인물이었습니다. 공자의 제자들은 여러 나라에서 모여들었어요. 공자 시대에는 직접 수백 리, 때로는 수천 리를 걸어와야 했지만 우리는 이렇게 온라인의 힘을 빌려 만나고 있네요. 그렇게 모인 제자들에게 공자는 군자君子의 길을 가르쳤어요. 군자란 배우고 스스로 바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다만 공자는 군자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크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바른 세상보다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길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곤 합니다. 그래도 기분 나빠하지 말라고 합니다. 언젠가 그 가치를 알아줄 사람이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지요. 


그래서 오늘 우리는 <논어>를 읽습니다. 공자의 꿈이 오늘 우리에게도 울림을 주기 때문이예요. 떳떳하고 당당한 사람이 되는 길, 나아가 보다 평화롭고 바람직한 나라가 되는 길... 우리는 공자와 제자를 차례로 만나며 이에 얽힌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만날 예정입니다. 이어서 다음 시간엔 <논어>의 주인공 공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 읽기 및 쓰기 교안 


* 매주 화요일 저녁 <논어> 문장을 읽어요. https://zziraci.com/kongzi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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