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제2외국어한문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분에게 도움을 주고자 '기출문제 풀이'반을 엽니다.
상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확인하세요.
아래는 간단한 생각,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적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princeab/222665578695
시절이 돌아왔습니다. 대학원 입시를 앞두고 주말에도 세 분과 간단히 상담을 했어요. 아무래도 시험을 앞두고 조급한 마음에 연락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몇 걸음 먼저 연구자의 길을 걸은 사람으로 가능한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돌아보면 저도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이 많았던 까닭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무식을 용기로 마구 덤볐던 듯합니다.
돌아보면 진정성, 열정, 패기 따위는 별 필요가 없었던 듯합니다.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력과 열의가 비례하는 건 아니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하여, 대학원을 준비하는 분은 보다 전략적으로 준비하기를 권합니다. 시험은 사회에서 겪어야 할 통과의례이며 최소한의 실력을 가늠하는 과정입니다. 열정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힘들지만, 노력이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실력을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시험에 앞서 필요한 것은 기출문제 분석입니다. 최근 출제 경향이 궁금하다면 제가 정리해 놓은 자료를 참고하세요. (*) 시험은 <논어>, <맹자> 등 경서와 역사서, 산문 등을 풀이하는 능력을 두루 필요로 합니다. 다행인 것은 과락을 면하면 된다는 사실입니다. 최소한의 한문 독해 실력만 있다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어디에 강점이 있고, 어디에 약점이 있는지를 알고 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경서류 문장에 익숙하다면 산문이나 사서류 문장에 시간을 들여야 하고, 기초 한문 실력은 있는데 경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번역본으로라도 빨리 경서를 읽는 게 좋습니다.
입시에서 적절한 시간 배분은 필수입니다.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는 없는 법이지요. 그러나 거꾸로 잘못된 방법으로 시간만 많이 소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문 시험인데 한자를 익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안타깝게도 한자 실력과 한문 실력은 크게 상관없기 쉽습니다. 보통 한자 실력이라는 것이 글자의 음과 뜻을 아는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한문을 풀이하기 위해서는 문장의 구조와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데, 글자만 안다고 문장을 읽을 수는 없지요. 영어 단어장을 줄줄 왼다고 영어 문장을 풀이할 수 없는 것처럼.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느냐 묻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워낙 한문 실력이 천차만별이라 똑부러지게 대답하기는 힘듭니다. 적어도 3~4달은 준비하는 것을 권하는 편입니다. 물론 더 열의를 가지고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다면 더 적은 시간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적절한 방법과 노력이 함께 결합되어야 가능한 법. 하여 가능하면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기를 권합니다. 졸업학기에 학교 공부와 함께 준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는 더욱 쉽지 않겠지요. 가능하다면 1~2년 장기적인 계획을 두고 천천히 기초부터 다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한문은 방대한 분량과 역사를 자랑합니다. 하여 아무리 한문을 잘한다 하더라도 모든 글을 술술 다 읽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선진시기 문헌에 익숙하더라도 위진시대나 송명시대 문헌을 낯설어 하는 경우도 있고, 명청시기 문헌은 또 조금 다릅니다. 그런가 하면 경서와 사서의 기록 방식도 다르고. 시서의 풀이에 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석 풀이에 능한 사람이 있습니다. 초서니 행서니 하는 데까지 이르면 끝도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대학원 한문 시험의 경우 그렇게 난해한 문장이 출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출제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면 만점을 맞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럴 때 문장의 구조와 맥락을 읽는 힘이 중요하다 말합니다. 전체 문장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요. 이를 위해서는 문장의 구조를 읽어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구조를 익혀두면 낯선 문장도 나름 더듬더듬 풀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현토를 붙이는데 반대하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문장의 구조를 읽어내는 훈련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가 중요합니다. 모르는 것을 알아야 제대로 준비할 수 있고, 제대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기출문제를 풀이한 경험도 없고, 한문 문장을 읽어본 경험도 없습니다. 그러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까막눈이라는 과도한 걱정에서 한자 몇 급을 땄다는 터무니없는 만용까지 다양합니다.
스스로 해보겠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종종 질문이 듭니다. 과연 스스로 혼자 잘 준비할 수 있을까? 스스로 고생하며 낯선 길을 가보겠다는 용기는 좋으나 생각보다 고되고 어려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 없을 수도 있답니다. 방향을 잘못 잡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영 잘못된 길을 간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잘 몰라 헤맸기에 그럴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공부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