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강독회 #7

袁紹磐河戰公孫 孫堅跨江擊劉表

by 기픈옹달
袁紹磐河戰公孫 孫堅跨江擊劉表
Yuan Shao Battles Gongsun Zan at the River Pan;
Sun Jian Attacks Liu Biao Across the Great River


제목을 봅시다. 제목에서는 강을 좌우에 두고 싸움을 벌인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반하磐河에서 세력을 다툰 원소와 공손찬, 그리고 장강長江에서 싸운 손견과 유표. 남쪽과 북쪽에서 벌어진 싸움을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오늘의 주인공은 이 넷이 아닙니다.



生得身長八尺 濃眉大眼 闊面重頤 威風凜凜
A towering figure of eight spans,
with thick eyebrows and enormous eyes, a broad face and heavy jaws. He made an awesome impression.

...

某乃常山真定人也 姓趙 名雲 字子龍
"I come from Zhending in Changshan.
My surname is Zhao; given name, Yun; and my style is Zilong.


원소와 공손찬은 한때 힘을 합쳐 동탁을 몰아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지방 군웅인 이상 자신의 세력을 넓힐 기회를 호시탐탐 보고 있었지요. 원소와 공손찬은 한복의 영지 기주를 두고 싸움을 벌입니다. 둘 모두 하북의 강자였는데 결과만 놓고 보면 원소가 공손찬보다 훨씬 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첫번째 장면에서 공손찬은 원소의 장수 문추를 상대하다 패주 합니다. 빨리 말을 달려 잘 도망갈 수 있으면 좋은데, 그만 말이 쓰러져 공손찬도 바닥에 내동댕이 쳐집니다. 문추가 공손찬을 노리는 순간, 한 소년이 나타납니다. 그러고 보니 공손찬은 늘 화를 입는 역할이군요. 여포가 공손찬을 찌르려는 순간 장비가 나타났듯, 이때 등장한 인물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문에는 소년장군少年將軍이라 되어 있는데 이 인물은 문추를 맞아 수십합을 싸웁니다. 공손찬의 병사들이 와서 이 둘의 싸움은 승패를 가르지 못하고 맙니다. 허겁지겁 겨우 목숨을 구한 공손찬은 생명의 은인을 무시할 수 없을 터. 그의 이름을 묻습니다. <삼국지>를 좀 읽은 사람이라면 그 대답에 짜르르 가슴이 울릴 것입니다. '성은 조, 이름은 운, 자는 자룡' 바로 조운 자룡의 등장입니다.


585392cd22fb0.jpg 이런 드라마도 있군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삼국지>의 수많은 인물 가운데 인기투표를 하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무사로만 제한하면 세 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요. 삼국지 전체의 굵직한 행적을 남긴 조자룡의 등장 장면입니다. 이 소년 장수는 이후 70이 넘은 노익장이 되어서까지 전장에서 크게 활약하지요.


공손찬이 비록 백마로 유명하지만, 정작 흰색으로 유명한 인물은 조자룡이지요. 여러 <삼국지> 2차 창작물을 보면 각 인물을 대표하는 색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관우는 녹색 계열로 표현됩니다. 이는 청룡언월도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연의의 기록을 따라 피부는 붉은 대추빛입니다. 조운자룡은 은색, 혹은 백색의 투구를 쓰고 등장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玄德與趙雲分別 執手垂淚 不忍相離
For Xuande and Zilong parting was difficult,
and they held onto one another tearfully
in their reluctance to be separated.


두번째 장면은 유비와 조운의 이별 장면입니다. 공손찬의 소개로 만난 순간부터 유비는 조운을 자신의 무장으로 삼을 생각을 먹습니다. 이처럼 <삼국지>를 잘 보면 유비도 나름 권력에 대한 욕망을 숨기지 못하는 인물로 나옵니다. 비록 공손찬과 유비가 가까운 사이였지만, 조운이 공손찬의 부덕을 말하는 대목에서 유비는 공손찬을 변호하지 않습니다. 공손찬 아래에서 좀 견디다 보면 어느 날 만날 날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만 할 뿐입니다.


유비를 거쳐간 인물이 여럿 있지만, 관우와 장비 두 형제를 제외하고 유비와 가장 가까운 인물을 꼽으라면 공명과 조운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 조운과의 관계는 매우 각별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덕에 둘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어딘가 기록에 따르면 침상을 같이 쓸 정도였다니 그 사이를 짐작케 합니다.


7338871fe2df9967023d339e4a3ae22a22151fae077bd8deb5738c309228bbb0a96c4bca1c1a03499e788042085a91198c0cf94c0d82849a24ea5f025e3fcebeb218d0505b12e7c3ea5822f23aafaf11.jpeg 노장 조운 자룡

조운은 훗날 유비의 아들을 조조의 대군 속에서 구해 내오는 활약을 합니다. 그런 활약과 더불어, 흠모하는 주군에 대한 마음을 잊지 못하는 그 태도까지 더해져 충신의 이미지를 갖게 되지요. 관우와 장비가 의義를 대표한다면 조운과 공명은 충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후대의 유학자들이 조운을 어떻게 평가했을지 갑자기 궁금해지는군요.


여튼 이 둘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별합니다. 원문에서는 '쇄루이별灑淚而別'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공손찬의 휘하에 들어간 조운은 한참 동안 만날 수 없습니다. 본격적인 조운의 활약은 이후 유비가 독립적인 세력을 구축한 뒤에나 가능합니다.




세번째 장면으로 무엇을 꼽을까 고민하다 그래도 제목에 이름을 올린 인물을 꼽았습니다. 황석영은 <손견의 죽음>이라는 제목을 붙였네요. 네, 맞습니다. 지난 회에서 불길한 예고를 남겼던 손견이 세번째 장면의 주인공입니다.


堅方欲上山 忽然一聲鑼響 山上石子亂下 林中亂箭齊發
Sun Jian kept close but lost sight of his man.
He was starting up the hill when a sudden beating of gongs
was followed by a cascade of rocks and volleys of arrows.

堅身中石箭 腦漿迸流 人馬皆死於峴山之內 壽止三十七歲
The missiles found their mark,
and the brains were dashed from his head;
man and horse perished on Xian Hill.
Sun Jian was only thirty-seven years old.


손견은 괴량의 계책에 넘어가 결국 목숨을 잃습니다. 괴량은 여공에게 소수의 군사를 이끌고 성문을 나가되, 현산에 군사들을 매복해 놓으라 명하였습니다. 손견은 그것도 모르고 여공을 좇다, 산속에서 길을 잃고 매복한 군사들이 던진 돌과 쏜 화살에 맞아 목숨을 잃습니다. 고작 37살에 세상을 떠나지요.


물론 오늘날의 37살과는 다릅니다. 벌써 장성한 자식들을 두고 있었으니까요. 손책과 손권이 그 뒤를 이어 이후 오나라를 세웁니다. 그래도 당대에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인물들에 비하면 빠른 죽음입니다. 반짝 활약한 뒤에 참혹한 최후를 맞는 비극의 인물이지요.


그 죽음에 대한 묘사도 끔찍합니다. 원문을 보면 '뇌장병류腦漿迸流', 뇌수가 흘러내렸답니다. 영어로는 'the brains were dashed from his head'라고 옮겼네요. 좀 낯설어 찾아보았더니 <맥베스>에서 비슷한 표현이 나오는군요. 맥베스 부인이 'And dashed the brains out, had I so sworn as you / Have done to this.'라는 대사를 하네요. 한글 번역본은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801a16b495d31fde207fa974b60bf440cf2ea729.png 뭐 이런 해석도 있습니다.


강동의 호랑이, 손견이 세상을 떠난 이후 그 아들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호부견자虎父犬子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상술했듯 훗날 적잖은 활약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도 한참 뒤에나 빛을 볼 예정입니다. 다음 회에는 장면을 크게 돌려 다시 동탁과 여포가 있는 장안으로 갑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강독회 자료 :: http://naver.me/xaD54Q8m

삼국지 강독회는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책방 온지곤지에서 있습니다. (중간참여 가능)
http://cafe.naver.com/ozgz/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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