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논어> 4-1

기픈옹달의 논어읽기 5

by 기픈옹달

4-1

子曰

里仁為美

擇不處仁 焉得知


이을호 역

선생 “사람 구실이란 집에서 사는 게 아름다운 거야. 사람 구실이란 집을 골라 잠을 잘 줄 모르면 뉘라서 지혜롭다 하겠나!”

[평설] 맹자는 “仁이란 사람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이요, 義란 사람들이 바르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편안한 집을 텅 비워놓고 살지 않으며, 바른 길을 버리고 그 길로 가지 않으니 슬픈 일이야!”(<離累上>) 하면서 이 구절을 인용했다. 仁은 집이 분명하고 里는 사는 곳이 아니라 산다는 동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곧 사람과 사람 사이(仁)에서 사람 구실을 하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야 하므로 인간은 仁이란 주택의 울안에서만 살아야 하는 윤리적 동물인가 보다. 종래는 “동리가 仁해야”하는 식으로 해석하였으므로 좀 긴 설명을 붙인 것이다.


임자헌 역

공자가 말했다. “사람답게 사는 사람들로 가득한 마을이 진짜 멋진 마을이지요. 살 곳을 정할 때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곳을 골라 그런 곳에서 살지 않으면 어떻게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어요?”


<논어주소>, 정태현 등 역

* 鄭曰 里者 民之所居 居於仁者之里 是為美

鄭曰: 里는 백성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仁者의 마을에 거주하는 것이 아름다움이 된다.


<논어집주> 박성규 역

* 里有仁厚之俗為美

마을은 어질고 후덕한 풍속이 있어야 아름답다.

[혹문]

“里仁의 주장은 맹자가 ‘직업 선택(擇術)’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인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마을 선택’으로 해설하는 것은 왜입니까” “성인 공자의 본의가 그런 것 같다. 맹자는 이 구절을 빌려 자기 생각을 설명했을 뿐이다.”

[어류]

맹자처럼 풀이해도 해는 없다.


옹달메모

* 이을호의 역은 ‘里’를 술어로 보았다. 맹자의 풀이를 참고하였는데 낯선 풀이이다. <맹자>로 <논어>를 풀이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논어>는 <논어>대로 <맹자>는 <맹자>대로 풀이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공자는 仁을 그렇게 추상적인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다.

* 임자헌은 仁을 ‘사람답게 사는 사람,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곳’으로 풀었다. ‘사람 냄새’라는 표현이 인상 깊다. 보다 정감적인 표현인데 마음에 든다.

* 정현은 里를 民之所居,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풀었다. 이 풀이를 따르면 공자가 살 곳을 찾았다는 말이 된다. 다산은 이 풀이가 틀렸다고 보았지만, <논어>의 다른 구절과 어긋난다는 면에서, 공자를 방랑하는 사람으로 본다면 이 풀이가 적당하다.

* 주희는 仁을 보다 개념적으로 풀이하는 바람에 ‘仁厚之俗’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번잡하다. 이을호 식의 풀이도 주희와 제자들 사이에서 논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공자가 갖고 있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는 주유천하周遊天下, 여러 나라를 떠도는 방랑자의 모습이다. 이 말을 남긴 그는 대체 무엇을 찾아 떠돌았던 걸까? 어쩌면 그는 인仁, 사람다움이 소거된 천하에 살았기에 그렇게 쉬지 않고 돌아다녔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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