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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Feb 20. 2022

마스크 너란 녀석~

영업을 마치고 아내가 주전부리 사러 가겠냐고 물어본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2층으로 올라가 신발을 갈아 신고 내려온다. 열쇠와 카드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나름 재빠른 몸짓으로 아내에게 가자고 재촉한다. 요즘 뻥소리가 그렇게 맛있더라~ 아내의 팔을 잡고 문을 나선다. 두 발자국 정도 걸어가다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왜 이리 상쾌하지? 길거리의 사람들을 보고 기겁을 하며 화들짝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얼른 마스크를 쓰고 다시 길을 나선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너무나 상쾌한 느낌이었다. 언제쯤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을까?

 

코로나19의 최고의 방역 수단은 마스크 착용이다.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집단면역이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다른 나라들의 상황을 보더라도 아직 승리를 단언하며 마스크를 집어던지기에는 너무너무 이른 시기이다.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를 쓰면서 산다는 것은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일단 음료를 마실 때 굉장히 번거롭다. 음식을 먹는 동안은 마스크를 벗지만, 음료의 경우는 마실 때 주둥이만 내밀었다가 다시 써야 한다. 물론 당연히 지켜야 하는 수칙이기 때문에 대쪽같이 지키고 있다. 카페의 일꾼으로서 모범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마스크를 쓰면 괜히 졸리는 기분이다. 머리가 몽롱해지고 시야가 멍해진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호흡량이 부족해서 뇌의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이 든다. 군대에서 방독면을 쓰고 훈련을 할 때가 있는데 비슷한 느낌이다. 떠올리기 싫은 군대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다니……

 

마스크 안쪽은 굉장히 습하다. 나의 뜨뜨습습한 날숨이 방출되지 못하고 마스크 안쪽에 모이면서 마치 주둥이만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다. 특히 인중의 골에 땀인지 물인지 모를 액체가 맺히는데 정말 찝찝하다. 닦아내지 않으면 한껏 맺힌 액체방울이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다……

차라리 사우나는 깨끗하기라도 하지……. 장시간 나의 날숨에 노출된 입 주변은 세균 번식에 그만이다. 마스크 속에는 울긋불긋한 여드름 꽃들의 향연이 일어난다. 유독 그 꽃들은 덩치도 크고 색깔도 진하고 아프다……

 

그리고 양치질을 아주 규칙적으로 하게 된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동안 나의 코는 나의 입냄새만 맡고 있다. 나의 입 속 청결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건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마스크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사를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그 다양함을 모두 안을 수 있을 만큼 성인군자가 되기에는 40년이란 시간은 짧은 세월이다. 그들을 경험하면서 나는 가식의 눈꼬리를 체득하게 되었지만, 0.1초 찰나의 순간 나의 순수한 감정 덩어리가 얼굴에 나타나게 된다. 가식의 표정으로 가는 0.1초의 순수함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스크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가려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완벽한 주인장의 모습을 유지하게 해 준다. 앞에서 언급된 몇 가지 단점들을 가려주는 크~~~ 으~~~ 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인류는 온 힘을 다해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 백신 접종도 빠르게 시행되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노력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는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오면 나의 순수한 표정도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겠지. 나의 순수함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전에 마음의 수양을 통해 평온을 찾는 법을 터득해야겠다.

Calm down~~ 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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