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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Apr 05. 2022

중도의 길.

가족끼리 정치를 논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설령 같은 색깔을 지지하는 사람들끼리도 미묘한 온도차가 있기 마련이다. 아내와 내가 그렇듯이…… 목표는 같은데 서로 다른 길을 달려가는 느낌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나의 어떤 지인은 본인은 중도를 지지하지만 어딜 가더라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면 이편도 아니도 저편도 아니라서 어디를 가도 적으로 취급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나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그저 듣고만 있는다고 한다. 나는 중도라기보다는 잘하는 편이 내 편이다. 그래서 중도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실제로 잘 모르기도 하지만 그냥 모르새로 일관한다. 뭐 죽어라 이야기한다고 바뀌는 것도 없고 그냥 투표할 때 잘하면 나의 역할은 충분하다 생각한다. 괜히 얻어터지기 싫다……


하지만 나에게는 반드시 중도의 길을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일이다. 강직 척추염만 있을 때는 운동을 하면 할수록 좋았다. 몸무게 관리도 관절염 환자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마다 수영장이든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하지만 뇌출혈이 생기고 재출혈의 공포를 느끼고 나서는 적절한 선을 찾아야 했다. 순간적인 혈압상승을 유발하여 출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으샤 으샤 할 수는 없다.  


운동이라는 것이 아무리 하기 싫고 지겨워도 한번 불붙으면 활활 타오르는 순간이 있다.  숨이 꼴 딱 꼴 딱 넘어가고 더 이상 못하겠다 싶을 때 하나 더 해냈을 때의 쾌감!! 해냈다는 성취감!! 마약과도 같은 느낌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절정에 닿기 전에 나의 불길을 줄여야 한다. 호흡을 길게 내쉬며 나의 불길을 서서히 줄인다. 갑자기 불길을 끄는 것도 좋지 않다. 


하나………………………………………

두우………………울……………………

세에……………에……………ㅅ………

.

.

.

항상 몸을 미지근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가벼운 것을 들고 개수로 조절하거나 내 몸을 이용한 전신 운동이 좋다. 배에는 핸들이 잡히지만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정말 골로 갈 수 있기에 경거망동해서는 아니 된다. 


초콜릿 복근이 녹아내린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안다! 몇 세트 더하고 조금 더 무거운 것을 들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닿을 수 없는 만남도 있는 것이다!! 핑클의 이진과의 만남을 꿈꿨던 청소년의 나처럼…… 다행히 똥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의 근육들은 앞으로 따뜻한 피하지방 이불을 덮고 있겠지. 따뜻하지?? 오랜만에 보고 싶어 안부를 띄워본다. 


절묘한 호흡과 강약의 조절을 통해 나도 우리나라도 건강하게 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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