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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May 09. 2022

눈 감아야지~~

지난주 영양 각막증의 증상이 어떤지 검사하기 위해 병원을 갔다. 지난 일주일 동안 관리를 정말 열심히 했다. 분명히 좋아졌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의사 선생님은 안구 사진을 보자마자 구멍이 뚫렸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각막이 뜯겨 나간 것 같은 구멍이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마 잘 때 눈을 뜨고 자는 것일 수도 있으니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눈에 연고를 듬뿍 넣고 테이프로 눈을 감은 채로 고정하고 자라고 한다. 일주일 정도 지켜보자고 하셨다.


일주일이 지나고 병원을 가는 날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을 들어섰다. 혹시나 나빠졌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눈을 못쓰게 정말 꼬매야 하나 별별 걱정이 다 들었다. 내 이름이 불려지고 진료실로 들어섰다. 안구 검사를 하고 조마조마하게 의사 선생님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아졌네요~.”


감정 없는 AI마냥 무미건조한 말투지만 내 귀에는 다정하게 때려 박혔다. 이것이 내 귀에 캔디인가~;;

다행이었다. 더는 눈의 악화를 막을 수 없을까 봐 너무 걱정이 되었다. 혹시나 해서 한쪽 눈으로만 생활하는 것을 연습했었는데 대부분의 생활이 엉망이 되었다. 정말 간절하게 좋아지실 바랬는데 이루어졌다. 아마 나도 모르게 잠을 잘 때 눈이 떠졌나 보다.


이제부터는 잘 때 눈을 테이프로 고정시키고 자야 한다. 이게 정말 불편하다. 너무 거슬려서 잠이 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잠도 편안히 못 잔다. 일주일 동안 얼마나 설쳤는지…… 좋아진 것이 다행이지만 이렇게 살아야 한다니 짜증이 밀려온다. 끝이 없구나……


우리는  선택의 연속에서 살고 있다. 항상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 무엇이든 선택을 해야 한다. 대부분 마음속에 답을 정하고 있지만 확인을 받고 싶어 한다. 이것이 맞는 결정인지   없기에 불안하다. 그래서 친구나 믿을만한 이들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는 것은  자신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나 답이 뻔하게 정해져 있다. 테이프로 눈을 고정시키고 잠을 자야 한다. 딱히 나의 상황을 이해하는 친구나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다. 그저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뿐이다. 결국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해야지 뭘 어째~!!


종종 짜증이 나서 아내를 힘들게 할까 봐 걱정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위기 때마다 해 왔듯이 결국에는 적응해내고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그냥 포기하며 살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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