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도 우울할 때가 있어.

그런날도 있지 힘내자 얘들아

by 최신애

오늘따라 힘이 쭉쭉 빠진다. 날씨 탓만 아니다. 학교를 들어서면 공기의 밀도가 높고 우울함까지 묻어있다. 이유는 모른다. 그날 오전에 학교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를 때가 더 많다. 분명 밝고 명랑한 일은 아닐터이다.


습도가 높으면 땀을 흘리면 되지만, 우울의 분위기는 온갖 흥미를 끄는 말재간으로 바꿀수가 없다. 아이들은 유난히 우울에 휘둘리고 있는지 다들 짜증이 덕지덕지 묻어있다. 건드리면 툭하고 터져 나오려고 한다.


오늘 같은 날, 평소보다 더 늦게 교실에 들어온다. 평소 제일 먼저 교실 앞에 도착해 기다리던 아이들도 무소식이다. 점심식사가 유난히 길어지고 있나 보다.


시작 시간을 조금 넘겨 터덜터덜 걸음으로 하나 둘 들어오면 가방을 책상위에 패대기친다. 날씨의 영향,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피곤해서, 선생님에게 단체로 혼이난 날, 아이들의 기분이 꿀꿀한 이유는 다양하다. 방과후를 마치고 돌아야 할 학원이 몇개나 되는 아이는 늘 우울한 컨셉을 유지한다. 그런 아이는 이런날 유난히 더 힘이 빠져 보인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때가 아이들의 우울과 불쾌가 커진다. 본격적 여름 기온에 도달하지 않아 에어컨을 틀지 않고(학교는 일정 온도가 넘어야 냉방기기를 돌린다), 아이들은 땀에 젖어있고 공기는 습하면, 그날 수업을 끝까지 유지하는게 대단할 정도이다.


아이들을 살살 구슬려 우울한 분위기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활동을 시작한다. 저학년은 여러가지 손유희로 마음을 열고 가위바위보를 통해 승부욕을 자극하면 분위기는 조금 달라진다. 고학년은 쉬는 시간에 핸드폰을 만질 수 있게 해주면 눈을 반짝이며 수업에 임한다.




한없이 땅속으로 꺼져 들어갈 것 같이 한숨이 나오는 날. 아이들이 어리다고 다양한 스트레스 환경을 모르지 않는다. 아이들은 마음에 담지 않고 그 감정을 담아 표현한다. 거친말로, 침묵으로, 다툼으로, 고자질로, 혼자 앉아 구시렁대는 것으로, 빨리 보내달라고 징징거리는 표현으로 말이다.



아이들의 상태에 흔들리지 않고
보다 나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되기도하는
나는, 방과후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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