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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Jan 01. 2023

2022년[울보엄마]3기까지

함께라서 고마워요

2022년 가장 잘 한 선택 2가지, 하지 않았더라면 후회할 선택을 떠올렸다. 이른 아침 6시에 떠올릴 생각으로는 나에게 꾀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올빼미형으로 코로나시국을 통과하며 책을 여러 권 썼다. 새벽기상을 가장 멀리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잘 선택한 것을 순위를 매길 수 없지만, [울보엄마]라는 모임을 만들어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자기 계발이나 성장을 향한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는 엄마들이라도 때론 자신의 한계에 울컥하거나 막힌 벽 앞에 멈칫할 수 있으니 울음을 참지 말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클럽을 만들려는 단순한 마음이었다.

모임의 축을 책을 읽고 나눔을 하면서 간단한 글쓰기로 이어가길 바랐다. 그런데 어떤 책을 쓸 것인지 주제를 찾는데 용이하지 않았다. 사람들 마다 기호가 다르고 목표의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핸들링하는 사람이 그 틀을 잡아야 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고 싶은 욕심에 갈피를 잡는데 애를 써야 했다.


3회 차를 진행하면서 아직도 방향을 모색 중이지만, 내가 좋아하고 감흥을 얻는 [시]라는 장르를 이용하는 게 썩 수월했다. 한 명의 시인을 깊이 파고 그의 작품을 파헤칠 것인지, 다양한 시인의 각양의 시집을 훑을는지, 혹은 한 권에 다양한 시인의 시를 소개하는 시집을 선택할지 무척 오래 고민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1년이 지나고 3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다가온다. 다음 어떤 시인을, 어떤 주제의 시들을 살필지 고민하고 있다. 자기 계발서는 사람들의 리뷰를 참고하면 될 것이고, 고전은 지독하게 어렵지 않은 선에서 많이 알려지되 읽히지 않은 것으로 해도 된다. 시는 그런 류와는 결이 확실히 다르다. 나는 다음 4기에 펼칠 시집을 결국 선택할 것이고, 그 선택은 생각보다 우연히, 물 흐르는 듯 내맡기듯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


울보엄마를 시작했기 때문에 3기까지 왔다. 3기를 하면서 새벽모임이 자연스러워졌다. 이것도 의도치 않았지만 상황에 맞춰 서서히 굳어진 방식이다. 다음 기수는 아침기상 6시로 가야겠다. 울보엄마를 시작할 때 함께 했던 멤버들의 변화를 되짚어보니 큰 구렁하나만큼 크다.

"처음에는 내가 시를 제대로 읽나 자신감이 없었는데, 제대로 읽고 있다는 데 안도감을 느껴요"

"처음에 나 자신에 대해 무척 자신이 없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꺼내면서 많이 울었지요. 지금은 많이 단단해진 것 같아요. 단연, 울보엄마를 만난 게 2022년에 가장 잘한 일 같아요"

"시를 읽고 느낀 점을 쓰는 게 좋아요"

"사유하던 분야와 시가 만나서 글로 이어져서, 울보엄마를 시작하길 잘한 일 같아요"

"육아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교육관에 대해 고민하면서 시와 연결하게 돼요"


멤버들이 [울보엄마]를 잘 만났다는 말을 뒤집어본다. [울보엄마]를 잘 시작했고, 참여해준 이들이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무척 익숙한 습관 같다. 만약 일주일에 한 번 그 시간이 없고, 익숙하게 만나는 그들이 없었다면... 감히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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