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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Mar 07. 2019

공방을 깨우는 아침 환기

점빵 문을 열면서

아침이 나를 재촉했다.

마음이 저 혼자 먼저 허리끈을 졸라매는데,

잠시 겸허해진다.

무겁게 나를 누르는 공기를 마시며

생뚱맞게 무릎을 꿇는다.

온 우주를 감고도는 기운, 절대자의 손에

나의 뒤늦고 과감한 창업의 현장을 고하고

하루의 도움을 구하는 시간 5분남짓.


그러고 나서야

허리를 곧게 펴고 당당한 척 길을 나선다.

당당한 척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미 쓸쓸한 마음 한편을 들춰보았기 때문이다.


중년 창업. 일인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라는

나와는 거리가 먼 단어를 가슴팍 어딘가에

누가 볼까 움츠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리를 꼿꼿이 폈다.

사람은 원래 반대의 모습이 나인 양,

척하며  어디론가 길을 나서는 존재 아닐까


공방에 도착하는 시간 5분.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방은 나의 작업실이며 또한 교육이라는 상품을 전달하는 상점이다.

아직 홍보도 못해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전봇대 같은 상점.

환기를 한다.

창을 열고 미세먼지가 두껍게 묻은 공기라도 환영하며 맞아들인다.

그리고 다른 창문으로 지나가는 공기의 꽁무니를 응시한다.

혼자면서 고독하면서 불안하면서도 따뜻한 기운을 더는 설명할 수 없다.


다시 창과 입구 문을 닫고 공기청정기 두대를 튼다.

귀한 손길로 선물 받은 청정기가 나의 폐부를 책임져 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에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사람은 많은 것으로 채워진다고
사람은 생각지 못한 것으로도 채워진다고
사람은 별 것도 아닌 것에
눈물 흘릴 수 있다고

아침에 공방 문을 열고

무겁게 가라앉아 부정적인 냄새를 머금던

공기를 보내고 새 공기로 채웠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들로 채워져

묵직해지는 아침이다.


공방 문을 엽니다.

많이들 오세요.

홍보기간입니다.


사람으로도 채워지는 공방으로 자라 가겠죠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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