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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Mar 15. 2019

[중년창업일기]부자되시라고?

시간 부자가 더 좋다는 어리석은 창업자의 자아비판

글을 쓰기 위해 읽기 기술을 연마하고 글쓰기 기술을 다양한 접근으로 함양하는 글 공방.

아이에서 어른까지 자신의 글을 밥 짓듯 지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과감하게 시작했다. 큰 그림을 그리고만 있을 수 없어 결국 꿈을 현실로 끌고 가져왔다. 아직 1프로 실현했다면 많을까?


지인들이 방문했다. 아직 인적이 드문 작은 동네, 초등학교 앞은 몹시 쓸쓸하다. 오후 해가 저만큼 키를 낮추면 도로는 고요를 외친다. 그럴 때마다 바람은 인도 위를 웽웽거리며 달린다. 적막이 감돌 때 지인들이 와주었다.


식물이 있어야 숨을 좀 쉬지 않겠냐요, 식물 이름 뜻이 성공과 부랍니다. 잎이 넓은 화분을 해맑게 들고 들어왔다. 주눅 들었던 마음이 금세 펴졌다. 저녁밥을 차릴 시간, 아이들을 보듬을 시간을 뒤로하고 함께 찾아와 주어 별로 더 감사했다.


3시간 가까이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로 담소를 나누었다. 늦었다고 팔을 흔드는 시곗바늘에 모두들 놀라 무거운 엉덩이를 떼야했다. 지인들은 나가면서 잊지 않고 방문의 목적을 다시 되짚어주었다. "부자 되세요"


흥하길 빌어주는 좋은 전통 앞에 과연 나는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생각보았다. 운영비를 채울 정도의 몇 개의 강좌만 수업을 시작했다. 신랄하게 평가하자면 홍보도 없이 겨우 4개의 클래스를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홍보에 열정을 내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다. 수입이 플러스가 되려면 강의를 많이 해야 한다. 많이 하는 만큼 수입이 된다. 그러려면 홍보가 필수다. 나는 딜레마 가운데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에 홍보를 미루고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홍보를 하면 몇 개의 반을 더 개강해야 한다. 그러면 지금도 부족한 시간마저 확보하지 못하고 글을 쓸 여유가 없어진다. 생활 에세이야 일기처럼 쓰지만, 정작 쓰고 싶은 시, 읽고 싶은 책은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 수업으로 방해받기 싫다는 고집이 나를 옭아매고 있다.


작업에 몰입하고 싶다는 이상을 향해 날개를 펼지 생활에 보탬이 되는 수익을 위해 수업을 늘릴지 나는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 수준까지 못 미치겠지만 '부자 되세요'에 부응하려면 글 쓰기에 몰입하겠다는 나의 이상을 포기해야 한다. 정착하는 몇 개월은 말이다. 그럴 수 없다. 몸서리치게 싫다.


지금의 나의 상태는 마이너스 곡선을 채우지도 못할 빈곤의 상태에 돌입하게 만드는 상태다. 이런 내가 부자가 되면 하늘이 두 쪽 나겠지. 아, 유지만 겨우해도 좋으니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할 시간과 환경을 주세요. 


내 마음속 다른 마음이 묻는다. 

"그러려면 왜 공방을 창업했니?"라고 한다. 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이럴 줄 몰랐지. 난 돈으로 부자보다 시간 부자 되고 싶어."


누구든 겪어봐야 실전을 깨닫는 법 아닐까. 후퇴할 수 없고 현재를 즐기며 요만큼만 유지하자. 이런 정신 상태를 일주일째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 이런 상태로 버틸 수는 없다. 고집스러운 내 마음을 타일러야겠다.

"일단 자리 잡을 때까지 다른 생각 하지도 마!"

"다음 주 목표는 홍보, 마케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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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하소연하다가 누군가 상담하러 찾아오면 반사적으로 일어나 열정적으로 상담에 임한다. 내가 봐도 일관성이 없다. 나는 지금 이윤추구와 이상 실현이라는 양 날개를 펄럭이고 있다. 그 균형이 무너지지 않아야 날기를 지속할 수 있다. 후들후들 떨면서, 즐기면서 날개를 펄럭이자. 시간의 부자는 그다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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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이상을 추구하지 밥벌이를 즐기는 한 사람이 여기 있답니다. 나도 먹고 좀 살 자요. 글은 쥐뿔이나 있을 때 다시 꺼낼 주제겠죠. 그런데 쥐뿔이 없는데 글은 쓰고 싶네요. 하루 종일 시를 읽고 시를 쓰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책을 읽어주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를 간절히 바라요.


3개월 후면 자리를 잡고 내 시간이 생기리라 희망하는 것이 헛되지 않게 어금니 좀 깨물게요. 다음 주면 개업 3주 차랍니다. 2주 차는 4개의 반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답니다. 다음 주에는 새로 2반 정도가 개강하기를 고대하며, 홍보 하나 없이 이 정도면 잘했죠?


여러분도 부~자~되세요. 각자에게 알맞은 부자요!! 양 날개 골고루 펄럭이면서 말이죠. 저는 아무래도 시간 부자가 되는 편이 낫겠어요. 또 고집이 올라옵니다.


이상 2주 차 정산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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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 10시~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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