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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May 07. 2019

다시 사춘길#1

너에게 와 나에게

하루 종일 얇은 얼음판 위에 서 있는 모습으로

구부정하게 웅크린 너

표면적이 줄어도 무게는 그대로인 것을 알지만

너는 무거운 마음에 꼿꼿하게 서지 못하는구나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면 여름을 가져오는 푸른 하늘이 있다고.


나아가려 해도 앞에 막힌 담이고

뒤로 물러서려 해도 낭떠러지기만 한 상황에 많이 두렵지?

현재의 날이선 어려움은

눈을 감으면 사라질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음을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겠지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는 무엇을 생각한다.


손 내밀어 주기보다 믿어주는 것

이렇게 저렇게 앞선 혜안으로 카르치려는 시도를 잠시 내려놓고

너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함께 봐주는 것

결국 나도 헤쳐나갈 방법을 몰라

견디며 서있다고 말해주는것


그렇게 걸어가다 지치면 기댈 때

내 어깨를 내밀어주는 것, 그때 내 입이 삐죽거리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너의 실수와 실패를 탓하지 않을 것


너만 홀로 적막가운데 있는게 아니란걸

꼭 기억해줘

너와 나는 하나인 것을 안다면

네가 가시 위 찔리며 조심스레 발을 내밀 때 그 옆에

내 한발 늦게 내미는 내 발이 있음을 기억해

내가 너를 끌어줄 수 없어 아프지만

한발 뒤따르고있다는 것을


누구나 마냥 오래 혼자일까 두려울 때 극단적 슬픔의 이불을 뒤집어쓰곤 하지

그러지 말고 극단적 슬픔 아래에도 바닥이 있으니 디디고 다시 차올라야 해

이불을 걷는날은 오고야만다고

혼자 멀리 가지마 네가 가는 길이 혼자 멀리 갈 수 없을 때도 있으니

같이 가자고


지금 나는 주름진 손을 너에게 내미는

친구요 동지라는 걸


힘내자. 너보다 더 어깨가 좁아진 나도!

우린 처음부터 약했다구. 그래서 서로 의지하는 어깨를 주신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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