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름에 쫌

환상의 마테차

by 매드푸딩

나는 차를 많이 마신다.

3단접시를 테이블 가운데에 놓고 즐기는 우아하고 고상한 티타임 같은 것은 한번도 누려보지 못했고 그런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물 대신 차를 주로 마신다.

밖에서 목이 말라 편의점이라도 가면 차 종류를 고른다.


그래서 나는 항상 불만이 있다.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많이 부러웠던것 중 하나는 차 종류가 정말 많았던 것이였다.

한 종류씩 골라가며 마셔보던 기억이 난다.

편의점 같은 일상적인 곳에서 녹차며 우롱차가 종류별로 있는 것을 꿈꿔보지만,

한국의 편의점에서 주로 찾을 수 있는 차는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구수한 옥수수수염차나 보리차 같은 곡물 차들이 많다.

그나마라도 있는 것들은 종류는 매우 적고 대부분은 거대한 맥주, 소주, 막걸리, 탄산음료의 웅장한 영역에 밀리고 밀려 구석에 아주 애처롭게 자리하고 있다.

난 잎으로 만든 차가 좋아서 주로 녹차나 우롱차를 마신다.

어떤 곳은 녹차조차 없는 곳이 있다.

우롱차가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보지 못했다.

홍차는 감미료가 들어간 종류 뿐이다.

그렇다고 카페를 가면 그냥 그런 종류의 차 들을 비싼값에 팔 뿐이다.


요즘엔 태양의 마테차 라는 음료를 즐겨마신다.

마테차를 처음 마셨을 때 쌉쌀하고 상쾌하고 깔끔하다고 생각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것 이란다.

무려 아르헨티나!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다는 그 나라!

그런 곳에서 즐기던 차가 이런 곳까지 와서 제품으로 만들어졌는데 그게 내 입맛에 맞다니,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어떤 곳일까?


아르헨티나에선 마테차를 뜨겁게 마신다고 한다.

식으면 버리고 새로 뜨거운 물로 우려 마신다고 한다.

내가 먹는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혀진 마테차는 안타깝게도 가짜인 것이다.

물론 난 시원한 음료로 마시는 것이니 불만은 없다.

하지만 언젠간 아르헨티나에 가서 마테차를 마셔보고 싶다.

진짜 마테차를 말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기름진 소고기 요리를 잔뜩 먹고 마테차로 입가심을 하는 환상적인 마무리를 상상해본다.


요즘은 박스로 마테차나 녹차를 주문해서 마신다.

마실때마다 마음 속 외침이 들린다.

‘내가 마시는 것은 마테차가 아니다.’

‘내가 마시는 것은 마테차가 아니다.’

‘내가 마시는 것은 마테차가 아니다.’


오늘도 난 환상을 마신다.


환상의 마테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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