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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후 Nov 20. 2020

나는 누구의 시선으로 살고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3 , 그 '남들'이 도대체 누구야?

‘눈을 뜨고 있다고 다 보는 게 아니다. 나라고 나를 다 아는 것도 아니다. 부모라고 해도 친하다고 해도 우리는 서로에게 평생을 탐험해야할 미지의 세계와 같다,’       





며칠 전 친구의 문자가 생각났다.     





“ 미친년처럼 며칠을 울며 보내다가 오늘 문득 눈을 드니 꽃이 다 져버렸어.. 기가 막힌다. 인생도 이렇게 보내버릴까 봐 겁이 더럭 났어,”     






 날마다 정원에서 잡초를 뽑듯이 마음을 돌아보고 정리하고 버릴 것과 갈무리할 것을 정하자. 매일 하면 그리 힘들지도 않으니까. 예전의 글귀가 생각났다.     






‘사물들에 집착하지 않을 때야 비로소 우리는 사물들을 올바르게 바라 볼 수 있다. 우리가 사물들을 놓아줄 때 우리는 비로소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기 시작한다.’         



 




사물을 나로바꿔 생각하면 내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했던 수 많은 순간들, 속았다고 생각한 수많은 시간들, 그때 나를 속인 것은 과연 누구 였을까?        



       




섬진강 내 작업실에 놀러온 후배는 홀로 소맥을 마시며 말한다.    



 




“열심히 살았어 언니, 정말로.. 남들이 다 부모밑에서 공부할 때 내가 동생 도시락 싸고 저녁 반찬 만들면서 난 그러면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언가 좋은 게 올 줄 알았어. 그런데 허무해. 모든 것이 헛바퀴처럼 돌아. 나도 가끔 생각해. 남들처럼 살고 싶다고”     







작가는 다시 묻는다. “그 남들이 누군데?, 그 남들 말이야 잘생각해봐. 우리에게 영원한 상처를 주는 그 남들, 남들이 뭐냐니까? 남들이 보면, 할 때 그 남들.”          







불행하다 못해, 내 옆에 있었으면 따귀라도 몇 대 갈겨주고 싶은 친구 남편이 있다. 친구는 30년 전부터 이혼을 결심했다. 그 남자는 구타, 외도, 무책임까지 모자라 외국에 산다는 이점으로 마약까지 하는 사람이었다. 모든 사람이 이혼을 권했지만 친구는 그러지 못했고 15년 전부터 남자가 집을 나가서 이 친구에게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고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느날 친구는 말했다.     





“그러니까 그게 나는 괜찮은데 남들이 어떻게 볼까 싶어서 그래. 우리 애들이 결혼할 때 남들의 시선도 무섭고 세상은 생각보다 힘들어.”          







작가는 말했다. “얼굴도 모르고 만날지도 모르는 그 사람들 때문에 네가 이러고 있는 거라고?”하며 깨닫지 못하는 친구를 동정한다.





“안다는 것과 깨닫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안다는 것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아요. 그러나 깨달음은 아픕니다. 당신이 어떤 사실을 알았는데 아프다면 당신은 깨달은 거예요.”




    



이 글을 읽는데 마음 한 구석이 미치도록 아팠다. 마치 상처에 더 큰 상해를 가한 것처럼. 




           


내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며 생각했다. 나는 과연 누구의 시선으로 살고 있었던 걸까? 대부분 우리가 말하는 ‘남들’이라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한번은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남들만큼 해야지”, “남들도 하는데 왜 우리는?”, “남들만큼 잘 살아야 우리도 어디서 안쳐지지”    

이 ‘남들’이 도대체 누구이며 누가 정해 놓은 기준이란 말인가?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진정 한번이라도 나의 시선에서 나를 바라 봐준적이 있는가?,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 내 마음이 시키는 것 등을 제대로 바라봐준 적이 있는가?, 이런 것들을 외면 한 채 그 ‘남들’의 시선에 나를 숨겼던 것은 아닐까?               





적당한 타인의 시선은 동기부여와 스스로의 반성을 가져다 주지만 우리는 그 적당의 기준을 아직 못찾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가 정해 놓은 그 ‘남들’에 이끌려 우리의 소중한 삶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진정 중요한 것은 오직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내가 진심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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