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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 May 04. 2018

나는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역전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늦게 방에 들어가 자리에 누웠지만 몸이 피곤하지도, 자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가 목격한 장면에 대해 부정과 의문이 쉴새없이 부딪혔다. 온 몸에 욕이 차오르기도, 알 수 없는 억울함에 몸서리치기도 하였다.


'내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수많은 생각들과 감정들이 부딪히며 만들어 내는 것은 미안함이었다. 혀 끝까지 채워가던 욕은 끝내 누군가를 향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나 스스로에게 남겨졌다. 구체적이거나 분명하지도 않았지만 어느정도 나에게도, 어쩌면 내 탓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점점 더 단단해져 갔다.


어두웠던 방이 어느새 밝아졌다. 시간은 아직 일렀기 때문에 만날 수 있겠냐는 짧은 문장을 적어둔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며 적당한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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