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9일 수요일 점심
남아 있는 식빵과 우유를 처리하기 위해 점심 메뉴는 프렌치토스트로 정했다. 쉽고, 간단하고, 맛있어서 좋아한다. 마침 양송이버섯이 남아 있는 것도 생각났다. 가니쉬로 쓰면 어떨까? 싶어 꺼냈더니... 어라? 하얀 곰팡이가 올라왔다. 어차피 버섯은 균류, 그렇다면 곰팡이는 괜찮은 걸까? 냄새를 맡아보니 여전히 버섯의 향긋하고 고소한 향이 풍겨 올라온다. 기분 나쁜, 상한 것 같은 냄새는 아니다. 인터넷에 양송이버섯/곰팡이로 검색을 해봤더니 먹지 말라는 의견이 대다수고, 몇몇은 검게 변하거나 곪아 문드러지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지만 않는다면 잘 익혀 먹으면 된다고 한다. 좋아, 잘 씻어서 익혀 먹자! 라고 결심하고 다시 양송이버섯을 꺼냈는데... 아, 도저히 못 먹겠다. 생각보다 곰팡이가 핀 부위가 넓다.
결국 프렌치토스트는 가니쉬 없이 만들었다. 달걀 하나와 비슷한 무게의 우유를 넓은 보울에 풀고 식빵을 충분히 적신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이고 적신 식빵의 양면을 골고루 익힌다. 식빵 두 개를 모두 익힌 다음 남은 달걀 물은 프라이팬에 부어서 오믈렛 비슷하게 만들었다. 양은 적지만 식감은 좋더라.
폭신하고 촉촉한 식빵의 느낌이 좋다. 부드러운 식감이 마음에 든다.
다 먹고 나니 상해서 버린 양송이버섯이라는 현실이 떠올랐다. 아이고, 아까워라. 역시 식자재는 보관이 문제다. 어머니가 왜 그렇게 냉동실 무한 신뢰라는 주부병(?)에 빠져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지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