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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집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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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zoos Apr 16. 2020

8. 냉국수

2020년 4월 16일 목요일 점심


아침부터 의욕이 없다. 요 며칠 이상하다. 의욕이 사라져서 가만히 누워 넷플릭스만 보고 있다. 심지어 봤던 것을 복습하고 있어서 시청 후기를 쓸 일도 없다. 아니 어쩌면 쓸 일을 '안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밑반찬을 만들 재료를 사다 놓고도 만들지 않고 있다. 밑반찬은 이제 김치밖에 남지 않아서 좀 만들어 둬야 하는데 말이다. 일거리를 찾아보지도 않는다. 다음 달 방세를 어떻게 내야 할지 고민은 하면서도 막상 일은 찾지 않고 있다니...


총체적으로 의욕이 없다. 그래서 간단하면서도 입맛을 돌게 하는 메뉴를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에 장 볼 때 사둔 냉면 육수에 국수를 삶아서 말았다. 김치를 씻어서 고명을 올리고, 녹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깻잎을 좀 잘라 올렸다. 지난번에 국수를 너무 조금 삶아서 섭섭했던 것이 생각나서 국수를 좀 넉넉하게 삶았다.


역시 과한 것은 맛을 떨어뜨린다. 국수의 양이 너무 많으니 전체적으로 배는 부르지만,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진다. 국수는 조금 부족하다 싶은 정도로 먹는 것이 맛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은 듯. 그리고 생야채를 올리는 것은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지난번에 시금치를 올렸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 깻잎을 올린 것도 마찬가지. 생야채가 주는 아삭함은 좋지만, 특유의 쌉쌀함과 비릿함이 냉국수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시원한 국수를 한 그릇 말아먹었지만 의욕은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 저녁엔 억지로라도 밑반찬을 한두 가지 만들어봐야겠다. 어쨌든 주말까지는 의욕을 회복해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축 늘어지는 것이 일상이 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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