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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Oct 07. 2020

잘 살아지고 있어.

....덕분에_일리야 레핀 <오! 자유>

삶의 고단함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를 때,

거대한 광풍이 멈추지 않고 다가옴을 계속적으로 체감할 때,

내 마음이 한없이 작아질 때, 

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그림 한 점을 꼽으라면 아무런 주저 없이 일리야 레핀의 <오! 자유>를 꺼내봅니다.


러시아의 거장이자 19세기 말 최고의 리얼리즘 화가인 일리야 레핀 (1844 ~1930).

혁명의 시대 속에서 수많은 명작들을 남겼던 그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며,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입니다.


일리야 레핀, 오, 자유! (What Freedom!), 1903, 캔버스에 유채,  179 × 284.5 cm. 국립 러시아 박물관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두 손을 맞잡은 남녀는 <오! 자유>를 외치며, 넘어지지 않고 함께 버티고 서있습니다. 

그들은 안전하진 않지만 안정적이며, 불안해 보이지만 완전하며

그리고 자유롭죠. 

 

이 그림을 마주했을 때, 

무언가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와 함께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안도감이, 

그리고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자유함이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흘린 눈물이 더 많은 건지, 마신 술이 더 많은 건지 참으로 혹독했던 어떤 시절이
지나고 의도치 않게 나는 조금씩 행복해졌다.
평온함이 일상이 되어 다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여유는 참으로 좋다.


삶은 버티는 것밖에 방도가 없다는 말처럼, 힘들게 버틴 날들이 오늘의 나에게 더 많은 의미를 깨닫게,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낼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이 지나고 나는 조금은 더 성숙해져서 또 다른 폭풍을 만났을 때, 나는 조금은 덜 울 수 있고 덜 불안해하며, 사랑하는 이들의 손을 조금 더 쉽게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절대적으로 믿어주고 늘 지지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 

나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고 잘 되기를 바라 주는 그 마음들이 모여, 그 에너지로 나는 살아간다는 말이다. 

아니, 살아지고 있다. 


우리의 모두의 삶 속에 각자의 작고 커다란 폭풍들이 매일같이 찾아온다.

그 폭풍이 너무 힘겨울 때는 주저하지 말고 손을 내밀어 함께 이겨내기를.

아무도 잡아주지 않을까 두려워 손을 내밀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옆을 자주 돌아보기를.

함께 서있는 것만으로 우리는 넘어지지 않을 수 있으니까.  

우리는 서로를 위해 살아지는 삶이니까. 


당신에게 기꺼이

나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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